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DLE Oct 12. 2022

[영화 리뷰] 인생은 아름다워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썩 찬란했던 인생이더라


인생은 아름답다.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시간을 되돌릴 순 없나요

조금만 늦춰줄 순 없나요

눈부신 그 시절 나의 지난날이

그리워요 


영화를 보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흥얼거리고 있다, 난.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을.

정확히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속

주연배우 염정아와 류승룡이 부른

‘알 수 없는 인생’을.     

이 노래 가사에 공감하고,

이 영화에 공감한다면

조금은 늙은, 걸까?


뻔하디 뻔한 신파물.

시한부 아내, 엄마를 떠나보내며

눈물 펑펑...

중간중간에 회상 씬에서

옛 추억이 떠올라 공감하고,

소소하게 즐거웠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 짓고...     

모든 것이 예상되던 영화였기에

예고편을 보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밧뜨!!! 별로 요즘 볼 영화도 없고,

사는 것도 팍팍하고....

작정하고 눈물 좀 흘려볼까... 하고 선택한

영화가 <인생은 아름다워>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뮤지컬 영화라는 것이 새로웠고,

중간중간에 옛 노래들을 주연배우가

직접 부르는 '주크박스 영화'라는

홍보 문구도 솔깃했다.

아무튼 오랜만에 남편에게 갑작스레

육아 휴무(!)를 선언하고,

6살 아들과 42살 남편을 집에 둔 채,

홀로 훨훨 영화관으로 날아갔다.      


122분이라는 짧지 않은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게 흘러갔다.

지루할 만하면, 노래를 불렀고...

그 노래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야기는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래, 인생은 아름답다구.


[갑분 줄.거.리]

40대 후반.

평생을 남편과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느라 정작 자신은 잊고 산 주부 세연(염정아 분).

남편 진봉(류승룡 분) 생일날 선물 한 번 사준 적 없는 무뚝뚝한 작자이고,

고3 아들과 중딩 딸은 무심하기만 하다.

그래도 헌신적으로 남편과 두 아이를 뒷바라지하며 살아가던 어느 날, 세연은 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고 만다. 남은 기간은 두 달.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에 문뜩 서글퍼진 세연은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중 제일 하고 싶은 1번인 ‘첫사랑 찾기’를 실천하기로 한다!

누구랑? 바로 남편 진봉과 함께...!!     


무뚝뚝한 남편 진봉은 처음엔 미쳤냐고,

아내의 첫사랑을 찾으러 함께 가는 남편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지만 막상 쿨~하게 혼자 첫사랑을 찾으러 가겠다는 세연의 말에 마지못해 따라나서고...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이름 석 자만 들고 전국을 누비게 된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곳곳에 묻어 있는 추억이 떠오르고, 세연과 진봉은 뜨거웠던 20대 연애 시절과 소중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무심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진봉...

세연은 시한부 판정을 받고,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서글퍼하기만 했는데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음을 조금씩 느끼며 마음의 회복을 이뤄간다.      

그래서 세연의 첫사랑은 찾았냐고?

그건 너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입꾹닫..!     


세연의 첫사랑 정우 선배와 세연


영화를 보고 난 총평은

뻔한 소재를 가지고 뻔한 결말을 맺었지만,

결코 뻔하지 않게 풀어갔던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헌신하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아내. 무심했던 남편과 자식들의 뒤늦은 후회.

눈물 펑펑 이별 과정....     

너무나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였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 세연의 행동은 뻔하지 않았고(첫사랑을 찾아달라!) 이별 과정 역시 눈물 콧물펑펑 신파로 끝나지 않았다.

그 안에 웃음도 있었고, 반전(?)도 있었으며, 삶에 대한 통찰과 마음의 회복도 있었다.      


그리고 시대의 명곡을 주연 배우들의 목소리로 들을수 있는 것만으로도 값진 영화,(류승룡은 예상대로 잘했고, 염정아는 예상외로 더 잘했다...!)

자칫 이야기 흐름을 끊고, 어색하게 만들 수 있는 뮤지컬 부분을 염정아, 류승룡 등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충분히 커버한 꽤 괜찮은 뮤지컬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뮤지컬 연기가 자연스레 영화에 녹아든다, 꽤 괜찮다!


어떤 사람이 보면 괜찮은 영화냐고?     

1. 삶이 재미없고 지루한 자

2. 남편과 냉전 중인 자

3. 아내가 꼴 보기 싫은 자

4. 육아에 지친 자

5. 매일의 감사를 잃어버린 자

6. 내 인생이 실패했다고 느끼는 자          

0. 그냥 심심한 자

0. 그냥 눈물을 흘리고 싶은 자

0. 옛 명곡을 듣고 싶은 자 등등...     


염정아 님은 세월이 지나도 예쁘구나...


영화를 보고 난 후, 들었던 생각들은      

1. 노래방 가고 싶다...!!

2. 오늘의 삶이 내게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지,

3.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과 함께 지금,이 순간, 여기서 행복해야지.

4. 그러나... 남편과 아들 위해 나를 잊은 채 희생하지는 말아야지...^^;;     


이런 생각들을 집에 돌아와 남편과 나누니

남편이 “클로바!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틀어줘! 한다. 그리고 영화관에 보내길 잘했다고 하길래 남편을 꼭 안아주었다. 그러니까 정말 내 인생이 조금은 값지게, 찬란하게, 아름답게 느껴지더라...     

이 가을, 혼자 봐도 썩 괜찮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리뷰, 여기서 이만...!             


눈물 펑펑의 최고봉은 역시 가족 회상씬(feat.엄빠의 자식 사랑은 위대합니다_지독히도 고독한 '외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