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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die Jan 14. 2021

이태원클라쓰와 전략기획

불완전한 우리를 위한 전략

작년 화제였던 드라마 ‘이태원클라쓰’를 이제야 보았다. 스토리, 연출 그리고 배우들까지 모든 것들이 탄탄한 작품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이 작품의 킬포인트는 김다미, 아니 전략(Strategy)을 다루는 조직, 부서 관리에 대한 함의라고 평가하고 싶다.
 
전략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존재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전략은 어떤 조직(행위자)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과학(Science)과 술(Art)이며, 목적(Ends), 수단(Means), 방법(Ways)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효과적인 전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조직의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단밤포차 식구들은 전략기획 부서의 이상적인 조합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인 박새로이(박서준)는 이상적인 리더(전략기획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가 가진 장점은 명확한 비전과 신뢰이다. 그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요식업계 1위(이면에는 장가에 대한 복수)라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였으며, 이 비전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조직 구성원들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었다. 회의를 하면 그는 항상 명확한 최종 결정을 내리고, 항상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러한 그의 특징들은 ‘단밤’ 식구들이 서로 믿고 단단하게 뭉쳐서 성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조이서(김다미)는 가장 중요한(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는 이상주의자인 박새로이에게 현실에 대한 감각을 계속 주지 시킨다. 항상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박새로이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이냐고 되묻거나, 본인이 직접 대안들을 만들고 실행한다. 사장이 제시한 비전 달성을 위해 적을 권모술수(장근원 범행사실 녹취)로 공격하거나, 조직 구성원들에게 독설을 퍼붓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상주의자인 리더 밑에 꼭 필요한 ‘현실주의자형 실무자’로 볼 수 있다. 얼핏 서로 코드가 맞지 않는 듯 보이지만 이러한 불일치가 조직 내 묘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낸다.
 
단밤포차 식구들도 이상적인 팔로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요리 실력이 부족했던 마현이(이주영)는 사장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경연대회에서 우승하며 결국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낸다. 최승권(류경수)은 무식해 보이지만 항상 박새로이에 대한 투철한 충성심과 의리, 의사결정에서 항상 여과 없는 의견을 제시하며 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해낸다. (+박새로이가 믿고 맡기는 싸움까지) 토니…는 워낙 배경이 사기캐라(다이아수저) 논외로 하지만 어쨌든 그도 부여된 미션(?)인 영어를 끝끝내 마스터한다. 이렇듯 단밤포차의 팔로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제 역할을 수행해 냄으로써, 리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픽션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현실은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키르케고르가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것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을 예측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듯, 조직은 이러한 개인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분명 현실은 드라마처럼 전개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전략을 다루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 실무자로서 이상적인 역할에 대한 의미 있는 방향을 제시해준다. 아직 보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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