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혁신의 성패는 '비판'을 권위에 대한 도전 혹은 불평불만으로 인식하느냐 아니면 그러한 비판을 조직발전의 원동력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독일군은 1차 대전 이후 패배 사실에 대한 철저하고도 정직한 해석을 통해 스스로의 결점과 오류들을 개선하여 하나의 '교리'로 승화시켰다. 또한 기갑전의 아버지라 불리는 구데리안은 끊임없이 독일 육군의 모든 고위급 장교들을 비판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이익을 받거나 군 경력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
그 결말은 비참하였지만, 어쩌면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격전 신화를 창조한 것은 단순히 뛰어난 전략가와 무기체계의 영향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독일군 전반에 깔려있는 '직언'하는 사람들을 포용할 줄 아는 특유의 '전략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직언하는 사람도 따져보면 완벽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네가 그렇게 잘났어? 그래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라는 식으로 맞대응해버린다면 아마도 그는 끝내 입을 다물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혁신을 위해서는 말단 구성원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전략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보고서에 혁신을 위한 추진계획이라는 제목을 정하고, 수십 가지 추진과제들을 '나열'한다고 해서 조직의 전략문화는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과연 조직을 걱정하는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