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아침까지 마르지 않아 축축한

by 이도

저녁에 머리를 감는 나는 최대한 빨리 샤워를 한다.

젖은 머리로 잠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같이 온 집 안이 물속에 잠겨 있는 나날에

나는 안다다씨(under the sea) 인어공주가 되어

마르지 않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날 말려줄 백색의 에어컨을 찾아 떠난다.

끝내 리모컨을 찾아내지만, 전원 버튼을 누르는 순간 모든 게 물거품이 되며 잠에서 깬다.

머리카락에 남은 축축함을 짜내며 창밖을 보는데 오늘도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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