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를 만나다

10월 28일

by 이도

이 책을 읽는데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5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버지니아 울프를 이야기하고 그녀의 글에 영향을 받았다는데 나는 그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여성작가 혹은 예술가를 이야기하는 책을 읽고 당시 그녀들의 삶과 현실을 알고 나서야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뭐가 그렇게 어려웠을까.


버지니아는 말한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질문이 아니라 답이라고. 하지만 산더미 같은 종이 속에 박힌 진실의 알맹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황정은, 이라영, 장영은, 리디 살베르, 로런 엘킨. 버지니아는 계속 살아남아 나를 만나러 와 주었다. 그러니 나도 그녀를 써야지 하는 마음이 샘솟는데 그녀도 강연을 마무리한다.


'양성적인 마음'을 가진 셰익스피어처럼. 열린 마음으로 내 경험을 온전히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의식적인 편향성 없이. 쏟아지는 그녀의 말에 정신이 흐릿해질 때쯤. 버지니아는 말한다.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 그것만이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고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뭔가를 더 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하다. 초조한 마음이다.



제목_없는_아트워크 6.jpg



* [자기만의 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0, 2

매거진의 이전글마음 편하게 쉬지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