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8일
햇살이 따뜻한 것 같다가도 바람은 차가운 저녁이었다.
안주를 정하고 술을 정하면서 집에 가는 걸음을 재촉하는데, 쓰레기를 모아두는 전봇대 아래 봉지 더미 안에서 희끄무레한 것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검의 때가 잔뜩 묻은 치즈냥이었다. 얼굴을 보니 태어난 지 4개월쯤 되어 보이는 아깽이가 천진한 태도로 사람을 완전히 믿지도 그렇다고 심하게 경계하지도 않았다.
'감자가 우리 집에 올 때 딱 저만했었는데.'
커다란 눈에 제 얼굴만 한 귀를 쫑긋이며 쓰레기 봉지 냄새를 맡았다가 내 눈치를 봤다가 바쁜 냥이를 보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집으로 달려가 츄르와 캔을 챙겨 다시 나갔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가까이 놓아주니 조금 경계하다가 이내 먹기 시작했다. 열 걸음 뒤에 서서 냥이가 급하게 먹어치우는 모습을 나와 영빈은 조금 긴장한 상태로 지켜봤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 밥 주지 마세요.'라는 안내문을 발견할 때가 있다. 아래에는 이유가 적혀있고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자연에 맡기는 게 옳다는 의견에 완전히 동의할 수도 절대 반대하지도 못하겠다.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