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집에서 밥 먹는 날이 이어지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몰랐던 외식의 비중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외식 _ 집에서 직접 해 먹지 아니하고 밖에서 음식을 사 먹음. 또는 그런 식사.
그렇게 외부음식을 집으로 들여오며 우리의 외식은 계속되었다.
골목에 한참 동안 불이 꺼진 채 창고인지 주차장인지 모르게 묻혀있던 상가 건물에 불이 들어왔다. 문 앞에 쌓여있던 고물과 고철이 사라지자 '비디오 대여'라는 스티커가 붙은 유리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골목 초입 코너에 위치한 그 건물은 한참 비어있었던 곳이라 내게는 어둠으로 기억되었던 장소였다. 불 꺼진 가게 앞 쌓인 고철. 그 앞으론 주차까지 되어있어 건물의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상가 실. 내외 청소가 마무리되고 인테리어가 시작되면서 골목 코너에 불이 들어왔다. 한층 밝아진 골목 입구에 어떤 가게가 들어올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살펴보는 건 우리뿐만이 아닌듯했다. 드디어 상호와 예상 오픈 날짜가 인쇄된 현수막이 붙었다. 족발가게였다. 목재로 마감된 따뜻한 분위기의 음식점이 그려졌다. 곧 정식 간판이 달리면서 골목 어귀는 더 환해졌고 어수선하게나마 식탁과 의자 기타 집기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오픈 당일이 지나고 일주일이 넘게 어수선하던 가게 안은 정리되지 않았다. 그리고 항상 켜져 있던 간판 불도 꺼졌다. 그렇게 간판 불이 껴졌다 켜졌다를 반복하며 이 주일이 지난 어느 날. 드디어 정리된 가게 안에 사람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창한 개업행사는 없었지만 영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듯했다. 이젠 우리 차례. 이번 주 금요일 메뉴는 족발이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구수한 고기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기본 세트인 족발과 막국수에 오픈 서비스로 주먹밥까지. 내일 아침까지 든든한 양이었다.
평일 저녁엔 일. 주말이면 시외로, 적어도 야외로 돌아다니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었던 우리였다. 요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제는 좀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같다는 이야기를 하며 부른 배와 알딸딸한 기분을 안고 산책을 나갔다.
한 발쯤 붕 뜬 기분으로 골목을 날아다니며 30년쯤 후에도 이렇게 술 먹고 골목을 날아다닐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려면 건강하게 오래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