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만나는 시간

by 이도

나에게 그녀는.

여성 동지, 꿈 친구, 책방 샘, 드라이브 고민상담가, 지지자, 동내 이웃이다.

그녀를 만나러 가는 시간은 무거운 마음과 설레는 마음이 섞여있다. 무거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그녀는 내가 갈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상의 정보를 알주는데, 그녀가 무엇을 알고 있느냐라고 물었을 때 내가 아는 것은 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유익한 정보를 나누고 싶지만 그녀의 속도를 따라가기 버겁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를 만나러 가는 길은 항상 설렌다.

그녀는 책방 주인. 서재를 탐하다 책방지기이다. 그래서 우리의 만남은 대부분 그녀의 책방에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독서모임이나 그림모임처럼 목적이 있는 모임에서 주로 만났다. 1:1이 아니라 다수 속에서의 만남이었다. 그러다 두 달 한 번씩 대구 드라이브를 하며 고민상담 혹은 꿈 이야기를 하게 되는 시간이 생겼다. 그녀와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금 우리가 하는 모임의 시초가 그녀의 차 안이었다. 자동차처럼 사적이고 밀착되는 공간이 또 있을까. 그녀의 안전운전 속도 속에서 우리의 시간은 충분히 길었고 그 길 위에서 나는 울기도 많이 울었다.


3개월의 긴 멈춤이 끝나고 그녀와의 만남이 다시 시작된 오늘. 역시 그녀는 가슴 뛸 이야기를 한아름 안겨주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무거워진 머리에 비해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오늘 시작한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오늘 이야기 나눈 것과 비슷할지, 전혀 다른 일로 이어질지 모른다. 언제나 그랬듯. 하지만, 고민하고 만나고 나누다 보면 결국 무엇인가 만들어져 있을 것은 확실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 같이 하면 든든할 것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여자들이 좋은 삶을 지향하는 이야기를 해보자. 모여서 우리가 잘 아는 것을 말하고 그 이야기를 기록한 뒤. 무엇을 하면 좋을지 같이 고민한 결과를 널리 널리 나눌 수 있게 만들어보자.

W살롱(가제) 프로젝트의 시작을 기록하며.



작가의 이전글씹고 마시고 말하는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