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길었던 휴가의 마침표가 보였다. 서대구 IC였다.
“집에 다 왔네. 고생했어.”
“응, 잘 놀았다.”
“J는 6시까지 보기로 했으니까 씻고 정리하면 되겠다.”
“응, 근데 당신 먼저 집에 내려주고 엄마 가게에 갔다 올까 하는데.”
영빈은 주문한 물건이 어머니 가게로 왔다며 기다리던 거라 찾아 오겠다고 했다. 물건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았지만 마음을 짐작해 덧붙이지 않고 그러라고 했다.
오후 4시, 빨래 거리를 가득 안고 도착한 집. 서럽게 우는 감자 뒤로 토 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전날 지인에게 밥을 챙겨 달라고 부탁했을 때도 괜찮았는데 하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일단 감자부터 달랬다.
그 뒤로는 짐 정리, 빨래, 건조, 빨래, 설거지, 청소, 샤워, 음식 주문까지 하고 나니 6시 10분 전이었다. 영빈은 친구와 같이 집에 도착했고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영빈이 빨리 오지 못한 사정도 있었다. 주말 동안 일이 많아 피곤한 어머니와 동생을 두고 빨리 나올 수는 없었다고 했다. 설거지, 청소, 주문, 제조, 서빙. 내가 흘린 땀만큼 영빈도 흘렸던 것이다.
음식이 도착했고 서로의 심정도 이해되었다. 각자 마음 한 구석 불편했던 마음을 해결하고 J와 함께 여행 뒤풀이를 시작했다.
여기서 포인트가 달라 신기하고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나는 감자를 혼자 걱정하는 마음이 서운했다. 하지만 영빈은 뒷정리를 같이 하지 않아 내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감자 토를 혼자 치우면서 속상한 마음을 공감받고 싶었다는 감정을 영빈은 끝내 이해하진 못했다. 감자가 내겐 반려묘지만 영빈에겐 동거묘이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