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취향

#3

by 이도

나는 집사람들이 풍기는 냄새가 좋다. 집에 막 돌아왔을 때 발에서 나는 궁금하면서 좋은 냄새, 이른 아침 살짝 벌어진 입 사아에 코를 집어넣으면 맡을 수 있는 냄새. 하지만 그들이 먹는 음식은 영 모르겠다. 가끔 나를 미치게 만드는 냄새도 있지만, 대부분 냄새를 맡으면 입맛이 뚝 떨어지는 음식을 집사람들은 잘 먹는다.

이런 음식 취향은 집사람들끼리도 다른 것 같다. 보통 남자집사람이 만든 음식에서는 각종 탄 냄새가 올라오고 여자 집사람이 만든 음식에서는 아무 냄새를 맡을 수 없다.


조용하고 나른한 일요일 오전, 남자 집사람은 몇 시간 전에 일어나 영상을 보면서 과자 한 봉지를 해치운 뒤에 부족한 지 아직 누워있는 여자 집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세소, 나 짜파게티 끓일 건데 먹을래?"

"음, 아니 나는 별로 안 당기는데."

"세소, 한 입도 안 줄 거야. 진짜로."

"아, 절대 안 먹어. 라면 너무 자주 먹는 것 같아."

"불안한데, 만약에 이번에도 '한입만' 하면 앞으로 절대 안 믿을 거야."

"오케이."

"감자 들었지. 지금부터 '한입만' 퇴치 운동 시작이다."

남자 집사람은 내 눈 앞에서 주먹을 하늘로 뻗고는 주방으로 향했다. 찬장 앞에서 고개를 갸웃하며 라면 한 봉지를 꺼내 뜯었다. 여자 집사람도 고개를 저으며 자세를 바꿔 누웠다. 잠시 후 달큰하고 고소한 냄새가 방 문을 넘어 들어왔다. 냄새에 끌려 요리 중인 남자 집사람 근처를 어슬렁 거리다가 꼬리를 밟힐 뻔했지만 묘한 냄새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건 여자 집사람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어느새 내 옆에 자리를 잡고 남자 집사람의 먹방을 구경하며 침 흘렸기 때문이다. 남자 집사람은 우리의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후루룩, 퍼 묵묵' 소리를 내며 공기반 면반, 완벽한 기술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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