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정수기가 고장 나 수리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수리기사님과 약속을 잡아야 하는 성가신 일이 생겼다. 집이 잘 돌아가고 원래대로 유지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동이 필요한지 알수록 새롭다. 그리고 그 시간은 거의 내 것으로 채워진다.
무사히 수리를 마치고 오늘도 예상보다 늦게 집을 나섰다. 걸어서 15분 거리에 작업실이 있는데 추운 겨울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날씨가 좋아지면서 걸어가는 편이다. 뭔가 반대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좋은 건 오래, 싫은 건 짧게'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침에 옥상에서 빨래를 너는데 바람이 차가워 두꺼운 외투를 걸쳤더니 작업실에 도착했을 때 거의 땀이 날 뻔했다. 그래서 고민 없이 아이스로 커피를 내렸다.
장유진 작가의 책 [일의 기쁨과 슬픔]을 강력 추천한다. 웃프고 짠한데 그게 현실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있었다.
하루를 글과 그림으로 꾸준히 남기고 싶다. [시노다 과장의 삼시세끼(2017)] 또는 [오늘의 좋아하는 것들_김이랑] 같은 책들을 보면서 꾸준함의 힘에 놀라고 감탄하면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지쳐 포기하는 일을 반복했다. 오래된 시노다 나오키의 인터뷰를 발견했다. 꾸준히 하기가 어려운데 노하우가 있냐는 질문에 대한 작가의 대답이다.
처음부터 너무 열심히 하면 계속해나가기 어렵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시작하는 것이 요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노트에 그림도 그리지 않고, 하루 1분 안에 항목을 모두 적는 방식으로 시작해 점차 내용을 늘려간 것입니다. 현재는 매일 2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일기를 씁니다. 직장에 다니는 입장이라 이 정도가 한계지요. 그리고 어느 정도 계속하다 보면 오히려 그만두는 게 어려워집니다. 지금까지 애써 해온 걸 그만두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죠. 그렇게 되기까지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길어졌다. 더 길어지면 너무 열심히 하는 거니까 여기서 멈춰야겠다. 계속할 수 있을까.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