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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광수 비에이티 Aug 26. 2018

그릿(GRIT)을 키우는 조건들

모차르트가 되기 위해 피아노를 연습하는 것이 아니다.

엔젤라 더크워스의 <그릿(GRIT)>은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릿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그릿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와 끈기"가 될 것이다. 뛰어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천재들이 즐비하지만 세계적인 수준으로 꽃피우는데에는 그릿이 결정적인 조건이라고 한다. 책 전체를 통해서 나에게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문장이 있는데, 이 문장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그릿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 같다. 


내 딸이 내게 "엄마, 나는 절대로 모차르트가 될 수 없으니까 오늘 피아노 연습을 하지 않겠어요." 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대답해줄 것이다. "너는 모차르트가 되려고 피아노를 연습하는게 아니란다." -p.358


재능은 중요하지만 노력은 재능보다 두배 더 중요하다.

누구나 노력한다고 해서 펠프스처럼 될 수는 없다. 타고난 신체적 구조를 극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취의 끓는 점을 100도라고 하면, 100도를 넘길 수 있게 하는 것은 노력이다. 하지만 누구나 의문을 품게 되는 지점이 있다. 앞서 먼저 이야기 했던 나에게 가장 깊은 울림을 주었던 문장과도 상통하는 지점이다. "나는 왜 펠프스가 될 수 없는데도 그릿을 키우며 수영을 연습해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나름의 답을 내리기 전에 그릿을 구성하는 조건들과, 그릿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먼저 정리해보자.


그릿을 키우는 조건들

1. 열정에도 끈기가 필요하다

그릿을 구성하는 두 요소는 열정과 끈기이다. 열정은 "실패해도 좌절에 오래 빠져있지 않고 금세 일어나는 것"이고 끈기는 "오랫동안 같은 목표에 일관되게 집중하는 일"이다. 이 두가지는 의외로 함께 키우기 어려운 요소다. 저자는 끈기보다 열정이 본인에게 더 잘 맞는다고 했다. 나도 끈기보다는 열정이 좀 더 키우기 쉬운 요소인 것 같다. 기억해야 할 것은, 그릿은 열정과 끈기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폭죽처럼 터져버리는 열정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열정없이 지속하지기만 하는 것도 역시 무의미하다.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해도 다시 딛고 일어서서 노력하는 것이 그릿이다.


2. 최상위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라 

중간 단계의 목표들이 아닌 최상위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를테면 "엑셀을 마스터 하겠어"나 "이번에 연봉을 30% 올릴거야"라는 목표는 중간 단계의 목표다. 최상위 수준의 목표는 중간 목표의 뒤에 숨어있는 "왜?"와 관련된 목표다. 엑셀은 왜 잘하고 싶을까? 회사에서 일을 잘 하고 싶어서이다. 일을 잘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정받고 싶어서 이다. 왜 인정받고 싶을까? 회사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서이다. 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을까? 회사에서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에서 나의 문제 해결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나는 아주 뛰어난 문제 해결력을 통해 회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인정받은 영향력을 통해 회사가 속해 있는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여 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 나에게 있어 최상위 목표는 나의 문제 해결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된다. 추가적으로 앞서 말한 열정이란 최상위 목표에 성실하고 꾸준하게 관심을 둔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최상위 목표에만 관심을 두는 것은 위험하고, 최상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목표들을 실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만났던 어떤 젊은이들은 의시가 되겠다거나 NBA에서 뛰는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등의 꿈을 분명히 밝히면서 얼마나 근사할지 생생히 그려냈다. 하지만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수준 또는 하위 수준 목표들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들의 목표 체계에는 상위 목표는 있지만 이를 지지해줄 중간이나 하위 수준의 목표들이 없었다. -p.97


3. 때로는 경로 변경도 필요하다.

최상위 목표의 실현을 위해 하위 목표를 실현하는 것은 중요하나, 때로는 달성되지 않는 하위 목표들을 변경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상위 목표의 실현을 위한 더 나은 하위 목표를 설정했거나, 도저히 달성할 방도가 없는 하위 목표가 나타난 경우에는 하위 목표의 변경이 필요하다. 나에게 있어서 최상위 목표는 문제 해결력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고, 중간 목표는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것이다. 중간 목표에 따르는 하위 목표는 여러개가 있다. ①코딩을 통한 데이터 분석 능력 기르기 ②그로스해킹 능력 기르기 ③경영전략 및 마케팅 전략 수립 능력 기르기 ④팀빌딩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 기르기 ⑤팀의 성장을 통한 팀원의 성장 달성하기 정도가 된다. 여기서 각각의 하위 목표들에 대해서 더 낮은 수준의 하위 목표들이 있다. MOOC를 통해 학습하고 certification을 받는 것, 영어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온라인 강의와 서적을 통해 그로스 해킹 케이스를 쌓는 것, 전략 및 마케팅 프레임 워크를 숙지하고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것 등등이다. 이 중에서 변경할 수 있는 목표는 최하위 목표들이 될 것이다.


그릿을 키우는 구체적인 방법들

1. 관심사를 파헤쳐라. 그리고 인내심을 가져라.

열정의 대상을 찾아야 한다. 진부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을 많이 하는지,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돌이키며 깊이 탐색해야 한다. 그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서점에 가는 것이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서점에 가서 서가를 훑으며 섹션을 살피고, 책의 제목들 만을 훑는다. 그러다 보면 반드시 눈이 가는 섹션과 책이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관심사를 파헤친 후 흥미를 계속 자극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동호회나 모임을 나가도 좋고, 책에만 푹 빠져봐도 좋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고 유튜브를 봐도 좋다. 하지만 관심은 커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두번 쓱 훑고서 던져버리지 말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동했다면, 관심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꼭 그 관심사를 키우자.


2. 질적으로 다른 연습을 하라.

질적으로 다른 연습의 조건은 ①의식적인 연습  ②적절한 피드백 ③피드백을 반영한 의식적인 연습의 반복이다. 책에서 예로 든 것은 취미로 독서를 하는 사람과 의식적으로 학습하는 독서를 비교한 것이다. 취미로 독서를 하는 사람의 문제 해결력은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나, 고통스럽게 지식을 내것으로 만들고 의식적인 독서를 한 사람들의 문제 해결력은 상승하였다. 


의식적인 연습이란 장점을 극대화 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연습이다. 나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약한 디자인 관점을 보완하기 위해 폰트, 디자인의 기본요소 등을 학습하고 적용하는 것과, 상대적으로 강한 분석능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GA, 파이썬 등을 학습하는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적절한 피드백은 좋은 코치로 부터 당장 다음 액션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피드백을 받기는 어려운 것 같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에서 피드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데, 자신의 업무를 투명하게 주변에 공개하고 상급자와 하급자로부터 격의 없는 피드백을 받으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피드백이 비난의 형태가 되더라도 안 받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의 루프를 최고의 수준에 오를 때 까지 반복하면 된다.


3. 높은 목적의식을 가져라

<그릿(GRIT)>에서는 높은 목적의식을 기르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①지금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 보는 것 ②현재의 일이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주어 자신의 핵심 가치와의 연관성을 증대시킬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 ③목적이 확실한 롤모델를 찾는 것이다. 사실 롤모델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질문을 제시하는데, 이 질문이 롤모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15년 후의 당신을 상상해보세요, 그때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 "당신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자극을 줬던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삶을 보여준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가 자극이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p.225


천재가 아니어도 좋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다.

그릿은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키워갈 수 있다. 안에서 밖으로 그릿을 키우기 위해서 ①관심사를 계발하고 ②현재의 수준을 능가하는 도전 과제를 매일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고 ③최상위 목적과 연결되는 자신보다 더 큰 목적과 연관 짓고 ④열정과 끈기를 잃지 않으면 된다. 밖에서 안으로 그릿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상사, 동료, 친구, 코치, 부모 등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다. 한마디로, "내가 평생 추구할 수 있는 목표를 찾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들을 세우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모차르트가 되지 못하더라도 피아노를 치는 사람

나는 그릿, 혹은 성장형 사고방식이라고 불리는 삶의 태도가 궁극적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준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면 얻을 수 있는 통찰의 깊이가 달라진다. 계속 성장하고 싶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살아가면서 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경험의 총량은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성장을 통해 시야가 넓어지면 같은 양의 경험에서도 얻을 수 있는 통찰의 크기는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다. 이 책 <그릿(GRIT)>에서는 그릿을 키울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의 기준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나는 아직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사람이지만 항상 지키고자 했던 삶의 태도들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기준들을 보면서 조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잘난 사람이 되기 보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 백전백승 하는 사람보다 패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좌절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보다 좌절하더라도 금세 일어나는 것이 인생을 살아내는 체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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