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닝 표준의 중요성
“자와 캠퍼스(규칙과 기준)가 없으면 네모와 원(형태와 질서)을 만들 수 없다”
- 법가(法家)
“질서와 단순화는 어떤 주제에 대한 숙달로 가는 첫걸음이다. “
– Thomas Mann
“도량형을 통일해야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
- 진시황
“표준은 칫솔과 같다.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남의 것을 쓰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 Mark B. Henderson
IT 분야에서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스마트폰 충전기를 예로 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브랜드마다 충전기가 달라서, 삼성폰에는 삼성 충전기, 아이폰에는 아이폰 전용 충전기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여러 개의 충전기를 챙기거나, 잃어버렸을 때 같은 브랜드의 충전기를 새로 사야 했기 때문에 비용과 번거로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USB-C 같은 통일된 충전기 표준이 도입되면서, 이제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같은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하나의 충전기로 여러 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되었고, 제조 비용이 절감되며 사용자도 더욱 편리해졌습니다.
IT 시스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표준화가 중요합니다. 다양한 시스템이 동일한 표준을 따르게 되면 서로 쉽게 연결되고 호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에도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이 쉬워집니다. 이는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사용자에게는 일관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닝에서 표준화의 중요성은 마치 충전기의 통일된 규격과도 비슷합니다. 각기 다른 기기와 플랫폼에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려면, 모든 시스템이 서로 잘 맞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학교나 회사에서 만든 학습 콘텐츠가 SCORM(Sharable Content Object Reference Model)이나 xAPI 같은 표준을 따른다면, 이 콘텐츠는 다양한 LMS에서도 문제없이 재생되고 학습 데이터를 일관되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닝에 표준이 없다면, 콘텐츠가 플랫폼마다 다르게 작동할 수 있어 불편함이 생기고, 비용이 증가하며, 학습 데이터를 일관되게 관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러나 표준이 있다면 콘텐츠를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고, 학습 진도와 성과를 여러 시스템에서 추적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며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탄생된 첫번째 이러닝 표준이 바로 AICC(Aviation Industry CBT Committee)입니다. 이 표준은 1988년 미국 항공 산업에서 컴퓨터 기반 교육(Computer-Based Training, CBT) 콘텐츠의 표준화를 위해 최초로 만들어졌습니다. 항공 산업은 높은 수준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특성상, 정교한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었습니다. 특히 조종사, 정비사, 지상직 직원 등 다양한 직군에 걸쳐 표준화된 교육이 필요했으며, 교육 과정의 품질과 일관성을 보장하기 위해 효율적인 학습 관리 시스템이 요구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항공 산업은 새로운 기술 도입과 업무 복잡성 증가로 인해 전통적인 교육 방식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종이 교재와 강의실 기반 교육만으로는 다양한 교육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웠고, 세계 각지에 있는 인력에게 일관된 교육을 제공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컴퓨터 기반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었고, AICC는 이러한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AICC 표준은 초기 컴퓨터 기반 교육 시스템의 교육 콘텐츠 개발, 배포, 관리 방식의 기반을 마련한 선구적인 표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후 개발된 SCORM과 같은 다른 표준들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LMS와 콘텐츠 간 호환성을 중시하는 철학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AICC는 특히 항공 산업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산업에서도 교육 콘텐츠와 학습 관리 시스템 간의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지침이 되었습니다. 비록 오늘날 SCORM이나 xAPI 같은 최신 표준들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AICC는 디지털 교육 표준화의 출발점이자 그 철학적 기초를 마련한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AICC 표준이 SCORM과 같은 새로운 표준에 자리를 넘겨준 이유
AICC는 학습자의 진도와 성취도 추적 등 기본적인 기능만 제공했기 때문에, 복잡한 학습 경로 설계나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지원하기에 부족했습니다. 대신 SCORM은 학습 모듈 간의 상호작용, 학습 경로의 순서 설정, 완료 기준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여 복잡한 학습 콘텐츠와 상호작용이 많은 교육 환경에 더 적합했습니다. 또한 AICC 표준은 특정 LMS와 콘텐츠 간의 호환성은 제공했지만, SCORM처럼 다양한 시스템 간 광범위한 상호운용성을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SCORM은 더 다양한 LMS와의 호환성을 확보하고 더 큰 확장성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되었고 때문에 XML과 JavaScript를 사용하여 웹 표준과의 통합을 용이하게 지원했습니다.
SCORM은 1990년대 말 미국 국방부가 ADL(Advanced Distributed Learning)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한 표준입니다. 이 표준은 군대의 방대한 훈련 프로그램에서 효율성과 일관성을 확보하고자 도입되었습니다. 당시 다양한 부대와 교육 기관이 각각 고유한 형식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중복 개발과 비효율적인 관리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시스템 간 호환성이 부족해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할 때마다 콘텐츠를 재개발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1997년 미국 국방부는 ADL 이니셔티브를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로 SCORM 표준이 탄생했습니다. SCORM은 콘텐츠를 작은 모듈로 분리해 여러 LMS에서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표준입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콘텐츠가 여러 시스템 간에 호환되며 사용될 수 있게 하여 교육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인터넷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TCP/IP 표준 역시 미국 국방부 산하 ARPANET에서 개발되었습니다. 군사조직, 특히 미군이 이러한 표준에 높은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러한 표준이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국과의 협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나라의 군대가 동일한 표준을 사용하면 국제적으로 통합된 작전 수행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군은 항상 최신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기존 시스템과 쉽게 연동되도록 표준화가 필요합니다. TCP/IP는 인터넷과 디지털 통신의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되었고, 이러닝 표준은 군이 최신 교육 기술을 도입해 더 효율적인 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SCORM의 핵심은 콘텐츠를 작은 모듈 단위로 분할해 다양한 LMS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모듈들은 독립적으로 LMS에 배포될 수 있으며, 학습 목적에 맞게 다양한 경로로 조합할 수 있습니다. 또한 SCORM은 데이터 통신 프로토콜을 표준화해 학습자의 진도, 성과를 일관되게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의 성과와 기록이 유지되며, 다른 LMS로 옮기더라도 일관된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SCORM의 또 다른 장점은 콘텐츠의 재사용입니다. 동일한 학습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중복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군대뿐 아니라 교육 기관과 기업의 학습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교육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SCORM 규격을 따르는 파일은 콘텐츠를 담은 ZIP 파일(패키지)을 사용하며, 내부에는 XML 매니페스트 파일이 포함되어 콘텐츠의 구조와 메타데이터를 명시합니다. 이는 IMS 패키징(IMS Content Packaging, IMS CP) 규격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IMS 패키징 표준은 학습 콘텐츠를 다양한 교육 시스템에서 호환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핵심 표준입니다. 이 표준은 IMS Global Learning Consortium(1Edtech 이전 명칭)에서 개발되었으며, 콘텐츠의 조직과 메타데이터를 XML 파일로 정의하여 콘텐츠 패키지와 학습관리시스템(LMS) 간의 상호 운용성을 보장합니다. IMS 패키징 표준은 SCORM 패키지의 구조와 메커니즘에도 채택되었습니다. SCORM은 IMS 패키징 표준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모듈화하고, 각 학습 객체(LO, Learning Object)의 순서와 관계를 정의하여 LMS가 이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동일한 콘텐츠가 여러 LMS에서 일관되게 실행될 수 있으며, 메타데이터를 활용해 콘텐츠의 검색과 관리도 용이하게 만듭니다. IMS CP는 콘텐츠의 재사용성을 극대화하고 다양한 학습 환경에서 표준화된 방법으로 배포와 실행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LMS와 교육 콘텐츠 간의 원활한 상호 운용성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SCORM 1.2는 2001년에 발표된 초기 버전으로, 콘텐츠의 호환성을 개선하며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SCORM 2004는 학습자의 진도 추적과 경로 설정 기능을 추가해 더욱 정교한 학습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SCORM은 정적인 콘텐츠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실시간 협업이나 소셜 학습과 같은 최신 교육 트렌드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모바일 환경과의 호환성 문제가 발생해 스마트러닝 환경에서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SCORM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xAPI와 같은 새로운 표준이 등장했습니다. xAPI는 모바일 기기와 다양한 학습 환경을 지원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을 모두 추적할 수 있는 유연한 학습 표준을 제공합니다.
Rustici Software는 SCORM, xAPI 기술개발을 하는데 꽤 큰 영향을 준 회사임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Rustici Software는 이러닝 표준 개발 및 구현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으로, 특히 ADL Initiative와의 협력을 통해 SCORM과 xAPI 같은 표준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Rustici는 주로 교육과 훈련용 콘텐츠가 다양한 LMS에서 일관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개발합니다.
Rustici의 주요 제품에는 SCORM Engine과 SCORM Cloud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기업과 교육기관이 SCORM 및 최신 표준을 쉽게 채택하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Rustici는 xAPI 및 CMI-5와 같은 차세대 표준을 도입하기 위한 Project CATAPULT을 ADL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SCORM을 넘어서는 확장된 기능을 갖춘 CMI-5 콘텐츠 플레이어와 테스트 도구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를 비롯한 다양한 조직의 디지털 학습 현대화를 지원합니다.
Rustici Software는 또한 IEEE와 1EdTech 등 국제 표준화 기관과 협력하며, 새로운 표준의 연구와 테스트를 선도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표준 간 상호 운용성을 높이고 다양한 학습 생태계에서 통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SCORM 표준을 지원하는 LMS는 한때 한국 이러닝 산업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제공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부분의 콘텐츠가 SCORM 형식으로 제작되었고, 이러닝의 모든 분야에서 SCORM이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SCORM에 대한 언급이 점차 사라지고, 그 역할도 축소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몇 가지 주요 이유가 있습니다.
SCORM은 정적인 콘텐츠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실시간 협업이나 소셜 학습과 같은 최신 학습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현대의 교육 환경에서는 학습자가 상호작용하고 실시간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학습 경험이 중요해졌지만, SCORM의 구조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모바일 학습 환경의 확산에 발맞추지 못한 점도 문제였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통해 자유롭게 학습하려는 요구가 증가했지만, SCORM 콘텐츠는 모바일 기기에서의 호환성에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불편을 겪었고, 점차 다른 솔루션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SCORM 기반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많은 엔지니어들이 맞춤형 콘텐츠 개발과 LMS 개발 분야에서 떠나면서, 해당 생태계가 유지되지 못한 점입니다. 이들은 초기 SCORM 표준 도입과 LMS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직이나 분야 전환으로 인해 인력 부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SCORM 표준을 유지하며 발전시키는 생태계가 점차 무너졌고, 새로운 기술과 요구에 부응할 수 없는 상태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SCORM은 이러닝 초기에는 강력한 표준으로 자리 잡았으나, 변화하는 학습 환경과 기술적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그 역할이 축소되었습니다. SCORM을 지원하는 LMS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새로운 교육 기술의 중심에서는 멀어지고 있습니다.
거의 20년전 SCORM 콘텐츠를 제작하여 공공기관에 납품한 적이 있었는데, 납품된 콘텐츠가 그 기관의 LMS에서 제공하는 SCORM 기능과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진도율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뒤늦게 알게 되었고, 자동으로 진도율을 재반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해당 콘텐츠를 수강했던 사용자들의 계정으로 일일이 로그인해 밤새도록 콘텐츠를 클릭하며 진도율을 수동으로 반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경험은 이러닝에서 표준화된 시스템 간의 호환성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직접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고, 이후 시스템과 콘텐츠의 철저한 호환성 검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SCORM은 2000년대 초부터 LMS와 온라인 학습 콘텐츠 간의 호환성과 상호운용성을 보장하는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온라인 코스의 완료 여부, 점수, 성적 기록과 같은 단순한 학습 성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설계된 SCORM은 주로 정형화된 강의 모듈에 적합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교육에서 요구되는 비형식적이고 복잡한 학습 경험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xAPI는 SCORM의 한계를 극복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다양한 학습 경험을 추적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학습 표준입니다. 2013년에 발표된 xAPI는 ADL 이니셔티브가 주도하여 개발했으며, 기존의 LMS와 교육 콘텐츠를 넘어 다양한 학습 환경에서 발생하는 활동까지 기록할 수 있습니다.
SCORM에서 xAPI로의 전환은 단순한 기술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학습의 본질적인 변화를 상징합니다. 기존의 SCORM은 코스와 콘텐츠 중심의 정형화된 학습 경로에 초점을 맞췄지만, xAPI는 학습자의 다양한 경험과 주도성을 중시하는 경험학습 중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강의 완료와 점수 기록에 머물던 데이터 수집에서 벗어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폭넓은 학습 경험을 통합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앞으로의 교육과 기업 학습 환경은 경험 기반 학습을 통해 학습자가 자신의 여정을 설계하고 주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또한, LMS에서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학습자는 강의 수강에 국한되지 않고 프로젝트, 협업, 실습 등 다양한 학습 활동을 통해 성장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기업과 교육 기관은 이제 xAPI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 경로를 설계하고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성과를 최적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기반의 학습 분석과 AI를 활용한 예측 분석을 통해 조기 개입과 학습 지원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결국, SCORM 시대는 정형화된 코스와 콘텐츠 중심의 학습을 강제했다면, xAPI 시대는 유연한 경험 중심의 학습을 통해 더욱 개별화되고 역동적인 교육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환은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경험을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xAPI와 비슷한 개념으로 1Edtech에서는 Caliper Analytics라는 표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xAPI와 Caliper Analytics는 모두 교육 및 학습 활동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분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과 학습 개선을 지원합니다. 그러나 두 표준은 적용 범위와 초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xAPI는 온·오프라인 학습을 아우르는 다양한 산업과 학습 경로에 적합한 반면, Caliper Analytics는 교육 기관의 LMS와 학습 성과 분석에 특화된 솔루션입니다.
SCORM 이후 다양한 표준들이 등장하며 이러닝 산업은 빠르게 발전해왔으며, 그 중심에 1EdTech와 ADL 이니셔티브라는 두 기관이 있습니다. 이 두 기관은 각각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의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며, 학습 생태계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1EdTech는 교육 기술 생태계에서 다양한 표준을 제공하여, 여러 학습 도구와 시스템이 원활하게 통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1EdTech는 교육 기술 솔루션들이 서로 연동되고 상호 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습자들이 더 나은 학습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EdTech는 여러 표준을 통해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LTI (Learning Tools Interoperability)는 학습 도구와 플랫폼 간 연결을 지원하여, 학습자가 한 번의 인증으로 여러 도구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줍니다. 최신 버전인 LTI 1.3과 LTI Advantage는 보안을 강화하고 학습 데이터 분석 기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Edtech 표준중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표준 중 하나입니다.
LTI의 버전 간 호환성은 주로 이전 버전과 최신 버전 간의 기능적 차이와 보안 강화 측면에서 다르게 나타납니다. 기존 LTI 1.1 및 LTI 1.2 버전은 기본적인 도구 간 연결을 제공하지만, 보안 기능이 제한적이어서 고급 데이터 보호를 필요로 하는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 초기 버전들은 간단한 학습 도구의 통합에는 유용했지만, 학습 데이터의 상세한 추적이나 복잡한 인증 절차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LTI 1.3과 LTI Advantage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보안과 기능성이 크게 개선된 최신 버전입니다. LTI 1.3에서는 OAuth 2.0과 OpenID Connect 인증 프로토콜을 지원하여 데이터 전송의 보안을 강화하였으며, 학습자의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무결성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LTI Advantage를 통해 학습자 및 교육자 정보 동기화, 학습 성과 보고 기능, 과제 제출 및 평가 통합 등의 고급 기능을 지원하여, 이전 버전보다 훨씬 더 풍부한 학습 경험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개선이 있지만, LTI 1.1이나 1.2와 완벽하게 호환되지는 않습니다. 하위호환성을 지원하지 않아 대부분의 LMS에서는 구 버전과 신 버전이 함께 지원될 수 있는 방식으로 다양한 도구가 연동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Common Cartridge와 Thin Common Cartridge는 교육 콘텐츠의 호환성과 재사용을 위한 표준으로, 다양한 LMS에서 콘텐츠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하여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을 높입니다. 복잡한 학습 구조보다는 단순하고 효율적인 콘텐츠 전송 방식을 지향하여 교육 자료의 배포와 활용을 용이하게 합니다
Caliper Analytics는 학습 데이터를 정밀하게 수집하고 분석하여, 교육자에게 학습자의 성과와 활동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맞춤형 학습 경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합니다. OneRoster는 학교와 LMS 간에 학생 정보와 학급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교사와 학생의 데이터 관리 효율성을 높여주며, 성적 관리와 출석 기록을 간편하게 합니다. 주로 SIS(학사 시스템)과 LMS 간에 일관된 데이터 교환을 지원하여 학사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된 표준입니다.
OpenBadge는 학습자가 교육 과정에서 얻은 성과를 디지털 뱃지로 인증받을 수 있게 하여, 학습자가 자신의 스킬과 경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기업과 교육 기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외에도 1EdTech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교육 기술 환경에 맞추어, 다양한 학습 환경과 플랫폼이 연동될 수 있는 새로운 표준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지원하고 있습니다.
모질라 재단은 웹의 개방성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로, 학습과 성취를 개방적으로 인증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만들고자 Open Badge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초기 목표는 교육, 직업 훈련, 비형식 학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습 성과를 디지털 형태로 인증해, 학습자가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 고용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모질라 재단은 기술 플랫폼과 도구를 제공하며 Open Badge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표준을 더 큰 교육 생태계와 통합하고 확장할 필요가 제기되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 모질라 재단은 Open Badge의 관리와 발전을 IMS Global(현재의 1EdTech)에 공식적으로 이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1EdTech는 Open Badge의 기존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더 큰 교육 생태계와의 통합을 위해 Open Badges 2.0 표준을 개발했습니다. 이 표준은 기존 배지 발급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기능과 유연성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TLA는 ADL 이니셔티브가 개발한 총체적 학습 아키텍처로, 다양한 학습 시스템과 도구, 환경을 하나의 통합된 학습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존 학습 표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된 TLA는 모듈형,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로 구성되어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학습과 평생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LA는 여러 교육 기술 간의 원활한 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API와 데이터 표준을 활용합니다. 학습 활동 관리에 그치지 않고, 역량 관리, 학습자 프로파일링, 실시간 성과 분석까지 다루며, 포괄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온라인, 오프라인, 시뮬레이션 환경까지 아우르는 학습 이력을 xAPI와 같은 기술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TLA의 주요 특징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TLA는 CASS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 학습자의 경험 데이터를 특정 역량에 매핑합니다. 이를 통해 학습자 진척 상황을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그리고 다양한 학습 도구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한 곳에서 집계하고 시각화하여, 학습 경향과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한 TLA는 Moodle과 같은 기존 LMS부터 시리어스 게임, 개념 매핑 도구까지 다양한 플랫폼과 통합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TLA는 IEEE와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표준 프레임워크를 연구하며, 데이터와 학습 기술 간 상호작용을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이 협력은 다양한 플랫폼이 통합된 학습 환경에서 원활히 작동하도록 공통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통해 교육 혁신을 촉진하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ADL 이니셔티브는 TLA라는 거대한 표준 아키텍처를 통해 온·오프라인 분산 학습 환경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1EdTech이 데이터 통합외에도 LTI, OneRoster 등의 API와 같은 기술을 통해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을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과 달리, ADL 이니셔티브는 개별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1EdTech의 표준은 어느 정도 교육 환경이 제한되어 있는 공교육이나 고등교육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반면, ADL 이니셔티브의 표준은 다양한 직업 훈련 체계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두 기관이 제시하는 표준은 Caliper Analytics와 CMI-5처럼 때때로 유사한 성격을 지니기도 하지만, 추구하는 목표가 달라 사용되는 기술들도 차이가 있습니다.
CMI-5는 AICC와 ADL 이니셔티브가 공동개발한 사양으로, xAPI 그 자체로 SCORM을 대체하기에는 너무 광범위하고 유연한 스펙을 가지고 있어서, xAPI Profile 기반으로 SCORM을 대체하기 위해 설계된 ‘규칙 있는 xAPI Profile’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CMI-5는 AICC, SCORM 사양보다는 훨씬 더 유연하면서 견고하며 xAPI보다는 범위가 제한된 표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된 두 기관외에도 다양한 국제기구 혹은 기관에서 이러닝관련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몇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우선 IEEE는 학습기술 표준화와 관련된 국제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Learning Technology Standards Committee (LTSC)를 통해 학습 콘텐츠의 데이터 모델, 상호 운용성, 메타데이터와 같은 여러 학습 표준을 개발합니다. IEEE 1484 표준 시리즈는 이러닝 메타데이터와 성과 추적에 중점을 둡니다.
ISO(국제표준화기구)와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JTC1 SC36은 정보기술 기반 학습, 교육, 훈련 표준을 개발합니다. 이들은 표준화된 학습 분석, 역량 기반 평가, 콘텐츠 패키징과 관련된 글로벌 표준을 추진하며, SCORM과 xAPI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CEN의 TC353 위원회는 유럽에서 학습 기술 표준화를 담당하며, SCORM 및 IMS와 같은 기존 표준을 유럽 교육 체제에 맞게 조정합니다. 특히, 유럽 내 디지털 인증과 학습자 성과 관리를 위한 기술적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러닝 표준이 미국에서 주로 개발되고 주도된 이유는 군사적·산업적 필요성, IT 산업의 발전, 글로벌 교육 시장에서의 영향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연구비 투자 규모입니다. SCORM이나 xAPI 같은 대규모 표준 개발 프로젝트에는 ADL 본부에서 수십 명의 연구 인력이 상시 투입됩니다. 또한, 협력 기관의 연구진과 교육 전문가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참여하여, 연인원 100~200명 규모의 연구진이 관련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SCORM 개발 초기에는 약 500만~1,000만 달러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xAPI 개발 및 확장 프로젝트에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이 지속적으로 할당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표준화 연구가 예상보다 많은 자원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한국 교육부 예산은 2023년 기준 약 90조 원에 이르지만, 이 중 정보화 예산은 6,000억 원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다른 국가에 비해 표준화 연구 분야에서 뒤처지고 있는 이유는 전체 재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른 예산 항목에 비해 표준화 연구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표준화를 기반으로 한 몇가지 성공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세 가지 서비스는 각각 데이터 표준화, 상호 운용성, 그리고 사용 편의성을 중점으로 발전해왔으며, 글로벌 교육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Access 4 Learning은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GG4L은 학교와 에듀테크 기업 간 협업을 지원하며, Clever는 SSO 기반의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함으로써 교육 기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Access 4 Learning (A4L) : A4L은 교육 데이터 표준화를 촉진하는 비영리 글로벌 연합입니다. 특히 SIF(Standard Interoperability Framework) 표준을 통해 교육기관과 기술 솔루션 제공자 간의 데이터 통합과 상호 운용성을 지원합니다. A4L의 주요 목표는 교육 데이터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여 학생 성과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주로 미국, 영국, 호주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학교와 교육구 간의 데이터 교환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Access 4 Learning
Global Grid for Learning (GG4L) : GG4L은 미국에서 설립된 에듀테크 연합체로, 데이터 보안과 상호 운용성을 바탕으로 교육 기술 솔루션과 학교를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 플랫폼은 학교와 기업 간 B2B 협업을 촉진하며, GG4L의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는 여러 교육 기술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도입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 보안 표준을 준수하면서 통합된 교육 경험을 제공합니다.
웹사이트: Global Grid for Learning
Clever : Clever는 미국에서 시작된 교육용 Single Sign-On(SSO) 플랫폼으로, 학생과 교사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리소스에 하나의 계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맞춤형 포털 기능을 제공해 각 사용자에게 적합한 학습 리소스를 정리하고 제공합니다. 또한 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학습 참여도와 애플리케이션 사용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주로 미국 내 많은 학교와 교육 구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자 편의성과 교육 리소스 통합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Clever
1EdTech의 TrustEd Apps Directory에서는 1EdTech가 관리하는 표준을 활용해 개발된 다양한 학습 도구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도구가 어떤 표준을 따르고 있는지 쉽게 검색할 수 있으며, 전체 현황을 통해 표준화 흐름도 파악할 수 있어 유용합니다. 그러나 이 목록에서는 국내 기업이 제공하는 학습 도구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AI 디지털교과서 프로젝트로 인해 국제 표준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은 국제 표준화 활동에서 사실상 소외된 상태였습니다. 한국 이러닝 산업이 이러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 구조적 및 산업적 요인에 기인합니다.
한국의 이러닝 시장은 그동안 맞춤형 콘텐츠와 커스터마이징 중심의 개발 문화에 집중해왔습니다. 교육기관과 기업들은 주로 각자의 구체적인 요구에 부합하는 특화된 콘텐츠와 시스템을 선호하기 때문에, 국제 표준을 따르기보다는 사용자 맞춤형 기능과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공공 부문에서 SCORM과 같은 표준을 활용한 사례가 일부 존재했지만, 주로 고용보험 환급제와 사이버 가정학습과 같은 특정 프로젝트에 한정되었습니다. 반면, 민간 부문에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져 국제 표준보다는 기업별 맞춤형 LMS 솔루션 개발과 기능적 차별화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기술 생태계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SCORM과 같은 기존 표준은 모바일 학습과 AI 기반 교육 기술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표준으로의 전환이 지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xAPI 같은 최신 표준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교육기관들은 빠른 개발과 시장 대응을 우선하며 표준화보다는 유연한 혁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표준화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정책적 일관성의 부재도 중요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정부 주도의 교육 정책이 자주 변동됨에 따라 장기적인 표준화된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웠고, 표준화의 필요성과 이점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교육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표준화 연구를 수행할 인재의 수가 산업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지속 가능한 표준화 생태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환경은 표준화의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각 기업은 차별화된 솔루션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 했으며, 이 과정에서 표준화가 창의성과 독창성을 제한하는 요소로 인식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산업적 특징은 글로벌 표준화 활동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로 이어졌습니다.
다가올 AI 시대에는 평생학습과 분산학습 환경이 중심이 되면서 다양한 학습 환경과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xAPI와 같은 표준은 데이터를 일관되게 기록하고 교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가 학습자의 진도, 성과, 참여 패턴을 분석하려면 데이터 통합뿐만 아니라 LTI와 같은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을 지원하는 표준이 필수적입니다. LTI는 학습 도구와 플랫폼 간의 원활한 연결을 지원하여, 학습자가 LMS에 로그인한 후 별도의 인증 없이 다양한 외부 학습 도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상호운용성 표준은 서로 다른 시스템이 원활히 연결되고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하여 복잡한 학습 환경에서도 일관된 학습 경험을 제공합니다.
과거 SCORM 표준은 LMS와 콘텐츠 간 데이터 교환을 표준화했지만, 모바일 학습과 오프라인 활동까지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xAPI와 Caliper Analytics는 다양한 환경과 기기에서 발생하는 학습 활동을 통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xAPI는 게임 기반 학습, 모바일 학습, 오프라인 활동까지도 추적하여 AI가 보다 풍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AI가 학습자의 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 경로를 제시하려면 여러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이 필수적입니다. 표준화된 교육 콘텐츠와 데이터 구조는 AI가 학습자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히 파악해 최적화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LMS와 콘텐츠 간 통신이 표준화되면 학습자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경로를 적절히 조정할 수 있습니다.
AI 기반 교육 시스템은 수집된 데이터를 통해 교수법을 개선하고 학습 경험을 최적화합니다. 이 과정에서 표준화된 데이터 수집과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은 핵심 요소로 작용합니다. 데이터의 일관성이 유지되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교육 혁신이 가능해지고, 학습자의 행동을 예측하며 필요한 지원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 유리해집니다.
결론적으로, 미래의 교육은 점차 복잡한 분산 환경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데이터 중심의 맞춤형 학습과 시스템 간 통합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TLA와 같은 표준 아키텍처가 제공하는 통합 환경은 이러한 변화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 역할을 하며, 앞으로도 AI, 메타버스, VR/AR 등 신기술이 통합된 학습 환경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환경에서 원활한 데이터 통합과 시스템 간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표준화를 추진할 때는 사업의 방향과 목표를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표준을 따르는 것은 예상보다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며, 내수 시장에 집중할 경우에는 초기에는 표준화보다는 독자적인 접근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 시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표준을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전략으로서 중요한 선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