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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 Feb 07. 2024

그런데 그 다음은?

꿈이란 무엇인가.


“우리 엄마는 어떻게보면 꿈을 이뤘지. 아들 둘을 의대에 보냈으니까.
그런데 그 다음은?”



우리나라의 교육의 방향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 답은 이미 나와있다.


[교육기본법 제2조]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 우리나라 학교교육은 모두 이러한 교육기본법의 전제 하에 이루어지는 교육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교육에서 의미하는 교육의 목표는 단지 '대학을 잘 가는 것', '좋은 직업을 갖는 것' 그 이상이다. 그것은 '남과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시민'이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교육자인 나와 남편은 종종 우리 아이가 어떤 꿈을 가져야 할지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다 우리는 '그냥 무엇이 되고 싶은 것'은 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것은 단기목표는 될 수 있지만 인생의 방향은 될 수 없다.


남편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의대에 보내셨다. 그것도 국내 탑3 의대에 말이다. 남편은 아버지, 어머니의 오랜 꿈이 두 아들을 의대에 보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한 관점에서 시부모님은 꿈을 이루셨다. 그렇다면 이제 끝일까? 내가 설정한 꿈을 이룬다하여도 삶은 계속된다. 그래서 나와 남편은 아이를 키울 때, 내 아이가 어떤 대학이나 직업을 갖는 것에 초점을 두는 것을 상당히 경계하는 편이다. 대학이나 직업이라는 목표를 이룬 것이 곧 삶의 방향을 책임져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 번은 남편이, 학생 중 하나가 지나치게 학업을 소홀히해 주변 학생들에게 저 학생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물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주변 학생들의 답은 간단했다.


"쟤는 그냥 의대오는게 목표였대요."


그렇다. 그 학생의 모든 꿈은 의대였고, 그 꿈을 이미 이뤘기 때문에
그 다음에 대해선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내 자녀가 '꿈'을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 꿈의 크기가 단지 어떤 대학을 가거나 직업을 갖는 것에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대학과 직업은 단지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 꿈을 향해 가기 위한 도구말이다. 가끔 그 도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할 때도 있고, 낡아버릴 때도 있으며, 잃어버릴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내 자녀가 그 꿈을 향해 오롯이 묵묵히 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럴 가치가 있는 꿈을 꾸길 바란다.


어차피 미래 사회는 단 하나의 직업으로 평생 웰빙을 누릴 수 있는 사회는 아닐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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