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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 Feb 07. 2024

기초•기본 그 고루함의 가치에 대하여

Feat. 기초학력기본법

"Basic Skills"


현재 교육 트랜드는 '미래교육'이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맞이한 대변혁의 시기를 '산업혁명'이라 구분한다. 지금 인류는 그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고,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드 슈밥은 2016년 이를 '4차 산업혁명'이라 칭했다. 이후 기술의 속도를 더 급격해지고 있고 팬데믹 이후 비교적 요원할 것 같았던 비대면 교육이 교육계에 안착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교육학자들은 학생들이 현재 학교 교육과정을 잘 배운다고 해서 미래사회를 잘 살아갈 것이라는 담보를 할 수 없다는 예측에 이르른다. 그런 과정에서 OECD는 Student agency를 내놓고, 한국 교육도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필두로 서울시 교육청에서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IB교육 등 미래교육에 대한 대비를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Chat GPT가 나온다.  


우리나라는 [기초학력 보장법]을 두고 국민의 기초학력을 공교육을 통해 보장하고자 한다.


 “기초학력”이란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이하 “학교”라 한다)의 학생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을 말한다.


흔히 Chat 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학교 교육에 만연하게 되면, 학생들은 지식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각종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같은 궤로 2015 교육과정부터 우리나라는 역량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이에 교육학자로서 나는 Chat GPT에 대비해 초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기초-기본 교육'이라고 답할 것이다. 즉, Basic Skills이다. 나는 학습자의 주도성을 매우 강조하는 교육학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Student agency는 나의 주 연구분야이다. 내가 agency를 연구하면서 이르게 된 결론은 '배워야 한다'이다. 물론 바른 방향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배워야 하는 가는 차후 Student agency 파트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다시 기초-기본 교육으로 돌아오면, 초등교육에서 '기초-기본'이란 세 영역에서 논의될 수 있다.


'지 - 덕 - 체'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다


Chat GPT에 매몰되지 않고 이를 삶에 유용하게 활용하는 사람이 되려면 먼저 기초적인 지식 즉, '지'를 갖춰야 한다. 흔히 앞으로 모든 지식은 AI에게 물어보면 되기 때문에 지식의 양적 확장은 필요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 것은 일부만 맞다. 이것은 지식 위주의 교육에 목을 메지 말라는 것이지, 인지 교육을 버리라는 말이 아니다. 초등 시기에 기초 지식을 배우는 것은 생각의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다. 예컨대 Chat GPT를 통해 '통계를 위한 R코드를 짜달라'는 명령을 한다면, 적어도 통계는 무엇인지, R이란 무엇인지, 더 나아가 그 AI가 짜준 코드를 읽을 능력이 되야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초적인 문해력과 수리력, 과학과 사회에 대한 지식, 도덕과 일상생활에 대한 지식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우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공부의 기본이다. 인간이 문명은 기억을 통해 도야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은 '덕'이다. 이는 인간다움을 이루는 정의적 파트이다. 초등교육을 통해 인간은 '인간다움'을 배워야한다. 나눔과 배려, 공존과 협력, 다툼과 해결과 같은 '삶의 전략'말이다. 초등단계에서 공교육이 갖는 힘 중 하나는 적절한 규모의 집단 교육이다. 교실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매일 정해진 시간 동안 타인과 함께 생활하고. 공존하는 경험은 사회성을 기르는 최소한의 보루이다. 미래사회에 사람들은 더 협력해야 한다. 인간은 앞으로 인간보다 정보처리 속도가 더 빠른 인공지능을 상대해야한다. 비단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인간이 생존할 사회는 지나치게 빠르게 변할 것이고, 궁극적으로 인간은 서로와 서로의 능력을 합할 때에 그 사회적 흐름을 쫒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집중적으로 논의되는 '융합'은 바로 이러한 인간과 인간의 협력 그리고 의사소통을 통해 완성되는 개념이다.


마지막으로 '체'이다. OECD는 미래교육을 논의하면서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Well-being(잘 사는 것)"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과 직업의 미래에 대한 간단한 식견만 있더라도 현재 산업을 이루고 있는 많은 직업들이 미래사회에서 사라질 것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자동화가 가능한 직업은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업이 축소되고, 비대면이 확대되고,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논의해야 하는 이 시기에 인간은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이 환경을 위해 아이들에게 건강한 체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이때 체력이란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포괄한다. 많은 것이 자동화되고 음식과 물자가 넘치는 세상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그리고 인간성을 잃을 수 있는 환경에서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도전에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 곧 잘 사는 것의 기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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