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잘못 살아온 거야?
병원에 가면
의사 앞에 앉으면
난
취조받는 피의자처럼 내가 살아온 날을
반성한다.
밀가루 음식 좋아하시죠?, 당도 높고, 과체중이시네요…. 운동은 평소에 별로 안 하시고,,,,,음…. 술도 많이 드시나요?, 담배는?, 고지혈증에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고, 위 내시경보니 헬리코박터도 있으시고, 대장에서 용종도 2개 제거했고요. 혈압도 아주 높으셔……
난 종합병원인가?
바이러슨가?
세균인가?
나 보다 운동 안 하고, 나 보다 얼굴색이 시커멓고, 나 보다 술 많이 먹게 생긴 의사들이
모두 나를 비난한다.
언제든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는
혈압, 당, 콜레, 간 수치가
나를 취조하고
죄인으로 만든다.
잘못했습니다. 앞으로
올림픽 나가는 선수처럼 1주일에 2번씩 고강도운동하고, 2번씩 중강도 운동하고,
음식을 20번씩 원빈처럼 씹어먹고
담배는 끊었지만 술도 끊고,
염소처럼 야채 위주로 생식도 하면서
스트레스받지 않게 사직서 내고
나는 자연인이다 소리치며
밀가루, 과자, 떡볶이, 만두, 커피도 끊고,,,,금하고, 하지 말고, 식물인간처럼 살아보겠습니다.
이제까지 대상포진으로 병원 입원한 아저씨의 한탄이었습니다.
“ 난 죄인이여~” “시브러얼”
-25.12.12. 로캉.( 아이 짜증, 하필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