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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라서 삶에 핑계를 댈 수 있을까

시간에 갇힌 나와 마주하다.

by 로캉
한동안 글쓰기도, 그림 그리기도 하지 못했다. 아니, 하지 않았다.
겨울이라서, 나이가 들어서….


예전과 다른 내 삶에, 내 일상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더라도 어차피 시간은 간다. 나와 상관없이, 아무런 변화 없이 세상은 흘러간다.

시간이든, 세월이든, 계절이든, 사람 간의 관계든

내게 주어진 시간과 다른 시간을 가진 세상에서는 다르게 흘러간다. 나와 아무 상관없이도.

그래서

늙어가는 것을 슬프다고 하는가

겨울이라고 핑계라도 대는가


로마 상수도 다리를 보고 있으니 시간이 멈추었음을 알았다.(24.11. 펜+수채화)
흘러가는 일상의 많은 것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다
순간
내 시간도 그림에 갇혀있음을
안다면
난 어떡하지?

거실 창가는 오후 햇살로 따사롭다. 순간 시간도 잠시 멈춘다.(24.11. 펜수채화)


나른한 휴일의 오후에 갇힌 집의 거실을 보다 이 공간에 갇힌 나와 이 시간에 갇힌 공간을
그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허무함의 공기를
그림에 그려본다.

“ 겨울이라서 그렇지 뭐.”라고
내 일상에 핑계를 대본다.

-24.11.28. 로캉.


시간에 갇힌 신도 슬퍼 보인다.(24.11. 소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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