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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부코치 Apr 21. 2018

미쳐야 공부다_18시간 공부 도전

과연 가능할까

공신 강성태의 베스트셀러 ‘미쳐야 공부다’라는 책이 있다. 18시간 공부를 역설한다. 인간이 하루를 공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한계치, 학생들이 공부라는 일생의 과업에 대해 도전해 볼 수 있는 시간을 18시간으로 제시한다. 공신 유튜브에 나온 에듀플렉스 고승재 대표는 서울과학고를 가기 위해 7개월 동안 하루 4시간만 자고 20시간을 공부에 투자했다고 한다. 강성태든, 고승재든 공신들은 극한의 공부에 도전을 했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려고 할까? 왜 공신들은 극한의 공부 시간을 설정하고 공부에 도전할까?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기준이 있고, 사람들은 그 한계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한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결국 세상의 모든 것을 이기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가 무서운 속도로 지점 수를 확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원래 기능은 카페였지만, 그곳 풍경은 커피를 마시는 카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노트북과 전원 일체를 가져와 하루 종일 이용하기도 한다. 책을 테이블에 놔둔 채 밥을 먹고 와 공부를 이어 가기도 한다. 토즈 스터디, 어썸팩토리와 같은 프리미엄 독서실, 스터디 카페가 유행하는 것도 한국의 독특한 풍경일 것 같다.


하루 18시간 공부가 가능할까?

아침 6시부터 공부를 시작해 밥을 먹지 않으면 밤 12시에 끝나는 공부다. 중간에 밥을 먹고 약간의 휴식을 취하며 1시간을 사용한다면(점심 30분, 저녁 30분), 새벽 1시에 끝나는 미션이다. 살아오면서 하루에 18시간을 공부한다는 발상을 해본 적이 없다. 이런 면에서 공신들은 일반인의 사고를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그것을 실제로 실현하도록 하는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든 그들은 도전하고 실험했다. 그것은 물건을 만들어 내기 위한 도전과 실험이었을 수도 있지만, 나 자신을 이기기 위한 실험이고 도전이었을 수도 있다. 하루 18시간 공부는 어찌 보면 나를 온전히 이겨낼 수 있냐 없냐의 싸움이 될 것 같다.


마라톤은 미지의 세계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열광한다. 42.195km는커녕 10km, 5km도 못 뛰겠다. 1.5km 오래 달리기 시험만 봐도 기진맥진, 누군가는 헛구역질을 연신할 테다. 철인 3종 경기에 나간다며 몇 달간 열심히 트레이닝하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하루하루 발전을 해간다. 그에게는 애초에 포기는 없어 보였다. 도전만 있을 뿐, 도전했으면 실현만 있다는 자세로 덤벼들고 있다.


이 사람을 보면서도 결국 도전은 '자신과의 싸움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도전을 했다. 그런데 항상 나를 포기하게 만든 건, 주변의 환경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나는 포기했을까. 좀 더 노력하면 안 되었을까.


믿음의 승부(facing the giants)


영화 제목이다. 패배감, 우울감에 빠져 있는 미식축구팀에게 코치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다른 선수를 등에 업고 50야드를 기어가라는 것이다. 단 무릎이 땅에 다면 안 된다. 선수는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지만, 코치는 선수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선수는 도전한다.


https://youtu.be/-sUKoKQlEC4

<믿음의 승부> 하이라이트 장면


눈을 가린 선수는 등에 다른 선수를 업고 기어가기 시작한다. 10야드, 20야드, 30야드… 선수가 힘이 들어 더 못 가겠다고 하지만, 코치는 끊임없이 독려한다. 선수가 이제는 다 왔을 것 같다고 지금 어디쯤 왔냐고 물어도, 코치는 앞만 보고 전진하라고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독려한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조금만 더!’라고 외친다.


이 선수는 이미 50야드를 지나치고 있다. 패배감에 젖어있던 동료 선수들은 한 두 명씩 일어나 믿기지 않는 광경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선수에게로 모여든다. 코치는 계속해서 독려한다. ‘조금 더 조금 더!’라고. 이 선수가 정말 더 이상 못하겠다고 주저앉아 자신은 패배자라 생각하며 눈가리개를 벗었을 때 그는 이미 터치다운 구역까지 전진해 있었다.


무엇일까. 무엇이 한계를 결정하고 무엇이 한계를 극복하게 할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10야드를 왔다 갔다 하던, 50야드는 자신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던 선수에게 무엇이 이런 기적을 만들었을까. 그것은 기적이었을까, 원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었을까.


공부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 만에 18시간을 공부한다는 것을 예전에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하루 10시간 공부도 벅차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12시간도, 14시간도 아닌 18시간을 공부에 미쳐 보라니, 진짜 미친 사람 아니고는 이렇게 공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결국 이런 한계에 대한 인식도 스스로 만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눈을 가리고 미식축구장을 끝에서 끝까지 전진한 선수처럼 우리도 묵묵히 공부를 하다 보면, 공부에 미치다 보면, 아침 6시가 오후 1시로, 오후 1시가 저녁 6시, 저녁 6시가 어느새 새벽 1시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안된다고 못한다고 한계를 긋고 정의를 내리는 순간, 이미 나는 포기하는 사람이 된다.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한 그분에게 포기라는 단어는 없었다. 오직 도전이라는 단어만 있었다. 또 하나 그에게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마인드가 있었다. 그리고 동료가 있었다. 동료들과 팀을 이루었고 그들을 훈련시켜 주는 트레이너가 있었다. 힘든 도전은 혼자 하기 버겁다. 왜 사람들이 집을 놔두고 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스타벅스로 갈까. 왜 혼자 하면 될 훈련을 옆에 코치를 두며 연습을 할까.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명언이 있다. 공부라는 것도 어찌 보면 보이지 않는 시간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어느새 멀리와 있는 경주 아닐까 생각한다. 그 경주에 코치가 있다면, 그 경주에 트레이너가 함께 한다면, 그 경주에 멘토가 함께 한다면 조금은 덜 힘들고 조금은 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공부에 굳이 미치지 않더라도 18시간 공부, 무한도전 같은 공부를 할 수 있다. 도전을 하느냐 안 하느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느냐 가지지 못하느냐, 시간과 한계를 인식하느냐 인식하지 않느냐가 승부를 가린다고 생각한다.


굳이 도전이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겠다. 그냥 하자. 공부. 눈 가리고 미식축구장 끝에서 끝까지를 완주한 그 선수를 떠올려 보자. 누군가 '공부에 미쳤구나' 말을 할 때, '아니요. 하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흘렀네요.'라고 쿨하게 말해 보자.


- 어느날 18시간 무한도전 공부 관련 글을 읽으며 -



글쓴이 윤태황은 <공부 사춘기>, <잠들어 있는 공부 능력을 깨워라>, <고3 수능 100점 올리기>의 저자이며, 에듀플렉스 교육개발연구소 연구위원, 한국코치협회 평생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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