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란 무엇일까?
새해를 맞이하면서 일출 시간에 맞추지 못하더라도 뒷산에 올라갈까? 생각을 하기도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생각에만 그치고 새해 외출은 하지 못했다.
12월 31일, 1월 1일 그 숫자의 한 끗 차이를 여전히 잘 모르겠다.
자연의 섭리일까, 우주의 시간이 일까, 그 시간이라는 숫자가 과연 삶에 어떠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런 생각이 매년 든다. 어김없이 12월 31일이 왔고 서로에게 한 해 동안 고생했음을 새해에는 행복과 축복이 가득하길 덕담을 나누는데 그렇게 보내온 시간이 수십 년, 우리가 만들어 놓은 새해라는 의식(ritual)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 늘 혼란스럽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시간은 나의 행동과 판단이 그릇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는 순간을 연결해 준다. 그렇게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 올려가다 보면 어느덧 아이가 어른이 되고 어른이 노인이 된다. 잘하고 못하고 잘 살고 못 살고의 차이가 있는 것인지 이전 해와 다음 해의 축하와 축복이 차이가 어떻게 존재하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왜, 그토록 많은 의례와 의식, 기념일을 만드는 것일까.
오랜 역사에서 차곡차곡 쌓여 내려온 수많은 문화 의례에 사람들은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외연으로 드러나는 행동 양식만을 쫓기 일쑤다. 분명 그때 그러한 의례를 만들었을 때는 기원하고 바라는 그 무엇이 있었을 터인데 말이다. 새해는 복을 기원하는 것이기보다 자연의 섭리가 되짚어주는 다짐의 순간이 아닌지 싶다.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올바르게 식별하고 분별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겠노라고 새겨보는 시간.
그게 365일이라는 숫자 속에 숨겨진 이야기이지 않을지.
그런데 연말이면 몰아치는 일 때문에 차분히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지쳐있는 몸과 마음으로는 무엇인가를 차분히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의미를 새겨 넣는데 버겁기만 하다.
그래서 늘 연말이 아쉽고 새해가 덧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