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헛되게 먹는다.
따스한 밥 한 그릇, 추억이 가득 담긴 음식이 있다.
그럴 때면 시장에서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나를 위한 식사를 차린다.
이와 달리 이유 없이 먹고 싶은 욕구만 분출될 때가 있다.
이럴 때면 어떤 음식이 맛있을지, 무엇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지 그런 생각만 맴돈다.
원래 무엇이 먹고 싶다는 메뉴가 떠오르는데 이런 날이면 그 조차도 없다.
그냥 허기를 달래듯
배달 음식을 즐기지도 않으면서 배달 어플만 계속 뒤적거린다.
맛있겠다고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니고,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더 나아가 음식값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데
왜, 자꾸 폰을 들여다보는지 모르겠다.
결국에는 고르지도 못하고 만족하지도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기 일쑤다.
마음을 다잡고 차를 한잔 내린다. 물을 끓이고 찻잎을 꺼내고 깊은 향이 우려 날 때까지 기다린다.
한잔을 마시고 나면 다시 반복하고 그런 시간 동안 조금 전까지의 내 모습을 잊어버렸다.
먹고 싶다는 마음의 허기라 사라진 것이다.
현대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이 아닐지 싶다. 심리적 허기, 마음의 헛헛함을 물질적 소비로 달래듯
음식으로 달래는 것 같다. 넘쳐나는 다양한 음식들, 그리고 쉽게 배달되는 시스템, 이러한 환경이 가상의 허기를 더 돋우는 듯하다. 배부른 허기. 그것을 멀리해야 하지 않을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