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사람이 아니면서도 잠시 게을러진다 싶으면 불안이 엄습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왜, 이런 정서가 내면 깊이 깔린 것인지 의문스럽기도 하다.
연휴를 지나고 '잠시 쉬어도 괜찮겠지'그런 마음이 자리 잡았다. 평상시 나의 모습에 비하면 명절은 한 없이 바쁘기만 한 시간이기에 조금은 느긋한 마음을 갖고 싶었나 보다.
그렇게 하루, 이틀 점점 느려지는 내 시간을 확인하게 되었다.
1월부터 잘 지켜 오던 저널링에 비워진 칸이 처음 생기기 시작했고 독서량도 '이 정도면 괜찮아'에 머물기 시작했다. 등산과 산책은 줄었고 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처음 며칠은 '그럴 수도 있겠다'싶었는데 거의 일주일을 이렇게 보내다 보니 느슨해진 마음을 다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삶은 하루하루의 연속이자 축적이다.
과거에 내가 무엇인가를 한 만큼 오늘의 내가 반드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하나의 틀에서 그려지는 게 삶이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되짚어 본다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해답을 될 것이다.
삶의 행복은 오늘 하루의 행복이지 않을까. 충만함으로 감싸는 지금 나의 모습과 시간에 대한 경외감이 행복을 쌓는다.
그렇기에 하루의 감정과 생각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무엇을 하고 픈지', '하기는 싫어도 꼭, 해야 하는 것인지' 잘 검토해 보는 것이다.
내면 깊숙이 성찰해 보는 이런 물음의 되돌아봄이 세월에 나의 삶을 휩슬리지 않게 하는 지혜가 아닐지 싶다.
이를 위해서는 잠시 멈추는 것도 좋다. 내 바깥에는 자극적이고 과시적이고 흥분된 것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잠시 그 자리에 멈춰서 침잔한 시간 속에 있는 내 모습을 성찰해 보는 경험도 필요하다. 특히 오늘날처럼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혼란스러운 세상'에서는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일주일이라는 방랑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내가 그토록 느슨해진 감정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음을 파악했다.
오늘은 조금 일찍 아침 기도를 하고 점심 독서를 하고 산책으로 산에 올랐다. 그리고 맛있는 커피와 떡으로 나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며 감사함을 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