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보이게 살아볼까요
"너보다 못 한 사람들도 애 둘 낳고 산다."
엄마의 한 마디에
밤샘 토론을 할 수 있으나 그저 웃고 만다.
나보다 못한 사람도 애 둘, 셋 낳고 살고
나보다 나은 사람도 애 안 낳고 살고
이미 세상은 '보통'의 삶의 기준을 모르게
흘러가고 있다.
옛날과 오늘날의 결혼 모습을 배우다 문득.
"한 번 손 들어볼까?"
"나는 꼬~옥 반드시 결혼할 거야! 손!"
22명 중.. 몇 명일까.
3명!
"나는 결혼 절대 안 할 거야! 손!"
11명!
"난 잘 모르겠다. 손!"
나머지 모두.
"대진아, 넌 왜 결혼 안 할 거야?"
"혼자 사는 게 조용하고 마음 편할 것 같아요."
10살 아이들.
22명 중 3명만이 결혼을 꼭 하겠다고 한다.
귀엽고, 재밌는 설문결과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씁쓸하다.
그런데 왜 얘네는
결혼을 안 한다고 하고, 잘 모르겠다고 할까?
음..
아이들에게..
결혼이라는 게 좋아 보였다면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감동아, 내년에 6학년 되는데 전교회장 나가야지"
"안 해요."
"왜? 전교회장 되면 좋잖아"
"할머니는 잘 모르면서. 좋은 거 없어."
"왜~ 회장 되면 좋지."
"엄마~ 감동이가 회장이 좋으면 돼 보고 싶으면 해보려고 하겠죠."
"결혼해야지"
"애 낳아야지"
"승진해야지"
"임원 돼야지"
"집 사야지"
단순하다. 사람은.
좋아 보이면 가지려고 한다.
의대가 인기 많은 것도
교사가 인기 없어진 것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도
회사에 한 몸 바치지 않는 것도
보고 느끼고 선택하는 것이다.
그 선택을 남이 뭐라 할 수 있을까.
강요할 게 아니라
왜 그러냐고 다그칠 게 아니라
매력없는 정책으로 유인할 게 아니라
좋아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아, 좋아 보인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마음에서 우러나게..
그게 어른들의 숙제가 아닐까..
좋아 보이면
하지 말래도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