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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재비 Nov 09. 2016

마이크로스쿨링 한국에서 가능할까? (2)

마이크로스쿨링, 너의 경쟁력을 파헤쳐본다

https://brunch.co.kr/@edutech/1 의 글에 이어서...


앞서서 마이크로 스쿨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간단한 정의와 국내외적으로 이미 많이 노출된 마이크로스쿨들의 개인기를 하나씩 살펴보았다. 각각의 뚜렷한 목표, 교육철학이 묻어나는 방법들.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이제는 다시 일반론으로 돌아가서 하나의 '체계'로써의 마이크로스쿨링이 가지는 경쟁력을 한 번 살펴볼만할 것 같다. (지금부터는 분석이라면 분석, 혼자만의 헛소리라면 헛소리....쿨럭)


내 맘대로 정리하는 마이크로스쿨링의 경쟁력


1. 목표는 비영리! 하지만 일 할 때는 Business 마인드를 듬뿍 담아!


예전에 한 번 교육에서의 '영리'와 '비영리'의 경계에 대한 글을 적은 적이 있었다. 재단을 설립하는 대신 유한회사를 설립하여 자신의 원하는 만큼의 영향력을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사회에 뿌리기로 한 마크주커버그의 사례를 들며, 전통적인 '비영리' 분야에서 역설적으로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마이크로스쿨의 사례에도 그대로 적용이 될 것 같다. 전통적으로 명분과 절차를 중요시 여겼던 교육 분야에서도 '껍데기는 가고' 결과와 성과를 중히 여기는 목표지향적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며, 마이크로스쿨은 이 점에서 전통적인 교육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마이크로스쿨인 알트스쿨에 대한 기사 검색을 하면, 스타트업 관련한 매체에서만 볼 수 있었던

'시리즈 A'투자와 같은 말들이 들리는 것이 낯설면서 신통방통하다. (참고로 알트스쿨은 시리즈A 투자 단계를 마무리 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나 당연스럽게 어떤 교육기관에 소속이 되면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내게 되고, 이 사회 전체가 함께 약속해서 그렇게 하기로 한 것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벗어나려는 알트스쿨에 외부인이 투자까지 하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공교육이 '응당 배워야 할 것' '기본적인 것'이라는 관념에 갇혀서 행정적인 절차에 집중하고 면피전략을 고민하는 사이에 '본질에 집중하는 사업의 마인드'로 보편교육의 간지러운 부분을 긁어줬기 때문은 아닐까?


각각의 알트스쿨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 안에 설립자의 개인적인 신념과 오랜고민이 듬뿍 들어있음은 물론 오랜 고민을 '경 읽는 소리'가 아니라 비즈니스적으로 충분히 계산하여 전파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또 그저 설립자 개인적인 만족감으로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뜻을 같이 할 사람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과감하게 기관을 확대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공교육에 대한 불만을 구시렁 거리는게 아니라  '혁신'과 '더 좋은 방법'을 끈질기게 추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면서 신뢰를 얻어가는 것이 과연 실리콘 밸리스럽다.


2. 동질된 하나의 교육이 아닌. 느슨한 개인들의 학습 공간 (feat. 구성주의교육)


필자는 개인적으로 에드테크가 나아갈 방향성, 또는 에드테크의 본질적인 가치는 기술이 '개별화 교육'을 가능하게 함에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정규 교과 과정과 공교육 체계라는 것 역시 그냥저냥 스윽스윽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오랫동안의 경험과 연구가 축적된 일종의 인류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모두에게 효율적인 것이 나에게 효율적인 것이라고는 담보할 수 없다. 언스쿨링, 홈스쿨링은 근본적으로 동질한 교육을 모두에게 쏟아내는 것에 대한 사이드이펙트이다. '나에게 맞는 교육을 받겠다'는 학생의 니즈에 맞춰 교육기관은 '구성주의적' 기관으로 거듭 태어났다. 학습조직과 커뮤니티를구성하는 역할, 문제 해결을 위한 리소스와 퍼실리테이터를 제공하는 역할로 Staff를 꾸리고, 교육비는 그에 맞게 책정되고 있었다.


3. 처음부터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전부라 여기지 않는 IT적 접근법


알트스쿨에 관한 기사를 읽던 중, 나의 이목을 끄는 표현이 있어 이도 소개하고 싶다. 이들의 접근법을 "Full-stack approach"라 표현한 것이다. (번역은 왠지 자신은 없어서 생략한다..)


"AltSchool is taking a comprehensive, "full-stack" approach—a Silicon Valley spin on the idea of value chains—and is experimenting in ways that could overturn our every assumption about how schools operate and evolve."


 대표적인 Full-stack 스타트업은 테슬라, 우버, 네스트, 버즈피드, 넷플릭스 등이라고 하는데, 실패하거나 비교적으로 규모가 축소된 비즈니스 조상님(partial stack)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전체적으로 성공을 거두었지만 부분적으로는 실패한 사전 경험들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완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들을 의미한다. 사실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경영은 나의 전문분야가 아니다. 나는 그저 이 부분을 '처음부터 완전한 것을 지향하지 않는다'라는 정도로 크게 해석을 했다. 즉, Lean approach를 의미하는 것이며,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교육은, 교육도 lean 했다는 것이다.


사실 교육공학에서는 이런 방법론을 '래피드 프로토타이핑 교수설계 방법'이라고 부르고 있다. (지도교수님의 히트 아이템이기도 했다. 추억 돋는다.) 그리고 나는 나름 IT업계를 기웃거리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론은 소프트웨어공학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근본적으로 교육공학과 소프트웨어공학이 닮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고, 두 분야의 지향 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4.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개별화된 교육이라는 것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것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하고, 운영하기도 하는 '실무자'의 눈으로 교실 안을 잠시 상상해보니 좋은 점만큼 나쁜 점도 보였다.


"picture the one-room schoolhouse of the 21st century, with a couple dozen students loosely grouped by age and a modular layout that seamlessly integrates tablets and other hardware. "

참 좋아보이는 문장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살짝 미간이 찌뿌려질 것이다. ('loosely groupe'라니!!!!! 왜죠? 왜 loose한 거죠?) 시스템을 기획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시스템은 무조건 타이트하면 편리하다. 예외없는 적용만큼 간편한 핑계도 없다.


그래서 나는 마이크로스쿨이 왠지 좋았다. 몇 개월만 해 보면 안다. 편한 길을 버리고 힘든 길로 왔다는 것을. 그리고 알면서 하는 그 개고생을 제도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다른 어떤 곳도 이기지 못할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 다음편은 (작성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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