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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고재비 Jan 07. 2018

어떤 직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세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적응하기 



밥그릇에 대한 걱정은 끝이 없다. 88만원 세대인 줄 알았던 젊은이들이 알고보니 78만원 세대였다는 보도가 있었는가 하면 인공지능의 맹활약으로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4년제 대학교만 졸업하면 취직은 당연한 듯 여겨졌던 시대는 나도 전설로만 들었다. 녹록치 않은 현실 앞에서 비싼 대학 등록금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새어 나오고 있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곳이어야 하는가? 라는 다소 원론적인 질문을 떠나, 결과적으로 본다면 학생, 기업, 교육기관 등이 새로운 교육의 사례를 만들어 나가기에 좋은 전환적 시점임은 분명하다. 선두적인 대안 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EdX(미국), Openclassrooms(프랑스), Uncolledge(미국)의 사례를 보고, 그들은 어떻게 미래 교육을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 보기로 한다. 


*이 포스팅은 2017 글로벌 HR포럼 '학습혁명을 말하다'의 세션 연사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재구성하였습니다.  




세상은 겁나 빠르고 

지금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정말이지 세상의 흘러가는 속도가 무섭다. 더 좋은 기술이 끝도 없이 나오니, 끝도 없이 새로운 대세가 필드를 리드한다. 어떤 분야이든 새로운 대세의 등장 앞에서 추억의 대세들은 힘을 쓰기가 어렵다.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도 어렵긴 매 한가지이다. 대세를 이끌어갈 인재들을 채용하고 싶은데, 그 사람들은 마치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 같다. 


학교 교육이 따라오는 속도와 업계가 돌아가는 속도 차이가 더욱 심해지고, 대학이 취업을 위한 공간이어야 하는 원론적인 질문의 무게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회사에 필요한 현장형 인재를 구하고 싶은 기업의 마음,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경쟁력을 갖추어 팍팍한 취업시장에서 살아남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교육적인 시도들을 해보고자 도전하는 교육자들의 필요와 희망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조금씩 포착되고 있다. 






다 공개하고 수업을 혁신해야 해 "edX"


edX는 하버드와 MIT의 학자들이 2012년에 설립한 대표적인 MOOC이다. edX 이전에도 OCW(Open Couseware)라는 개념으로 MIT, Stanford 등에서 그들의 강의 자료를 공개하고 학습을 장려하긴 했었지만, 온라인을 통한 포럼 운영, 마치 하나의 학기가 가상의 세계에 열린 것과 같은 실재감을 주지는 못했다. 그저 아는 무료 교육 자료의 수준이었던 것들을 가상의 대학과 학기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대학의  OER(Open Educational Resource)운동과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s) 혁명을 주도 했다. 하지만 edX가 선두주자 였음에도 불구하고 Coursera, Udacity, Udemy와 같은 후발주자들이 각자의 독특한 모델 및 콘텐츠를 내어놓으며, edX는 정상의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edX는 건재하다. 선발주자이자 세계 명문대의 강의들을 공개하고 교수법을 혁신하겠다는 정신을 계속 이어 나가며, 꾸준히 제휴 대학과 기관들을 넓히며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edX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담벼락 없는 대학이다. 오랫동안 '지식의 상아탑'으로 여겨졌던 대학들이 자신들의 수익 수단이었던 유명 강의를 무료로 세상에 내놓게 설득한 곳이기도 하다. 비싼 비용과 높은 진입 장벽이 있었던 고등교육기관의 지식들이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됨으로써 '대학의 종말'에 대한 논의가 불 붙기도 했다 Coursera, Udacity 등과 같이 충실히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타겟을 좁혀 나가는 것이 현재 MOOCs Provider들 사이에서는 대세의 움직임이지만, 태생부터 비영리를 주장하는 edX는 여전히 교육 공개와 교수법 혁신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두가 빠르고 즉각적인 결과를 주는 방법들을 찾아내려고 기를 쓰는데, 자신들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부분은 결연하게 느껴지지 까지 한다. 


edX 공동설립자인 피오트르 미트로스는 edX가 오랫동안 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피력했다. *Coursera나 *Udacity가 실무 능력을 기르는 강의들에 집중하고 있을 때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배우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인 기술(social skill),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skill) 등과 같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s)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블렌디드 러닝 등의 학습 효과를 산호세 대학과 함께 연구 했음을 자랑스레 밝히기도 하였다.  


edX는 단순한 교육 공개 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있다. edX가 콘텐츠를 탑재한 플랫폼은 open edX 라는 것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open edX는 누구나 edX와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도록 공개된 오픈 소스이다. 즉, 그저 교육을 모아 놓은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edX란, 교육 공개를 하기 위한 선구적인 플랫폼이며 많은 학습자들의 학습 로고 데이터가 수집되는 거대한 연구의 샘이다. 일반적으로 edX는 CourseraUdacity보다는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교육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edX가 직접 행하는 교육 혁신과 공개/나눔의 정신도 훌륭하지만 edX에서 수집한 학습자들의 지속기간, 학습 패턴, 학업 성취 등이 온라인 교육 분야에 발전을 가져올 연구 결과들을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이 온라인을 통한 교육 혁신에 진짜로 기여하는 날들이 머지 않아 다가올 것이다. 


*Coursera(코세라): 미국의 사회적 기업. EdX와 같이 대학 강의들을 모아 제공하는 교육기관이다. Specialization이라는 특화 과정을 만들어, 특정 직업군에 진입하기 위한 사람들에게 교육적인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대개 강의를 듣는 것은 무료이지만 해당 강의를 통해 멘토링을 받고 본인이 그 강의를 수료했음을 입증하기 위한 수료증을 발급받으려면 유료 수업을 받아야 한다 


*Udacity: 실리콘밸리의 온라인 개발자 양성 교육 기관. 구글(Google), AT&T, NVIDIA 등 세계 최고 기업과 손잡고 해당 기업에서 원하는 기업 실무 역량을 나노디그리(Nanodegree)라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가르치고, 인증하고 있다. Georgia Tech.와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학습의 효과성, 효율성을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을 적절히 섞어서 제시하는 교육의 형태를 말한다. 집에서 강의를 동영상으로 학습하고, 모여서는 토론이나 문제 풀이를 진행하는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은 대표적인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의 사례 중 하나이다. 





능력이 있다면 학위가 주어져야 해 "Openclassrooms"


일터에서 학위는 무엇을 보장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여 학위를 취득하고 있지만 정말로 학위가 얼마나 유용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지금도 본인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일에 필요한 능력을 얻을 수 없는 것이 보통이며 상당한 시간을 스스로 학습을 해야 한다. 하지만 기업 등에서 원하는 수준과 학습자가 혼자서 채워나갈 수 있는 역량은 상당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심이 든다. 



Openclassrooms는 프랑스의 교육기관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의 Udacity와 나노디그리(Nanodegree)는 잘 알려지있지만, 거의 동일한 Openclassrooms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심지어 Openclassrooms는 학위도 제공하는데. 


Openclassrooms는 프랑스 정부가 인정하는 학사 학위를 1년 안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교육기관은 '디지털 경제에서 일자리를 갖게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고 있는데, 철저하게 능력 위주의 검증을 통해 학위를 제공하고 이 모든 과정을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모든 교육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혜자의 범위와 멘토 등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교육자들의 범위도 넓다. 현재는 약 300만 명 정도의 학생이 Openclassrooms의 강의를 듣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수 천명의 하생들이 한 달에 300불 정도의 멘토링비를 지불하는 학위 과정에 등록하였다고 한다. 세계 인구는 70억에 육박을 하니 수 천명은 많다면 많은 수치이고, 적다면 적은 수치이긴 하다. 전체 등록 학생의 규모를 보았을 때 1~2% 수준의 매월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교육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학생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는 멘토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멘토들은 지식을 전달해주는 지식 쪽집게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끊임없는 격려를 해주는 격려자의 역할에 가깝지만, 온라인 교육을 혼자서 완수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기에 멘토링/튜터링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Openclassrooms는 현재 약 50개 정도의 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 개의 학위를 듣기 위해서는 대략 10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고 강의는 해당 프로젝트들을 수행하기 위해 추천되는 것일 뿐 그것이 목적이 아니다. 강의를 듣지 않아도 프로젝트를 완수할 수준이 된다면 학위를 제공한다니 철저하게 능력과 직무 수행 능력의 기반한 학위인 셈이다.  해당 분야의 지식과 학문적 성취, 그리고 얼마나 수업에 성실하게 참여했느냐 등이 졸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존의 대학과는 상당한 온도 차이가 있다. 대학에서 보지 못한 것을 기준으로 대학 학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정식으로 대학에 도전장을 내민 '온라인 도제 교육'으로 비춰진다. 


Openclassrooms의 설립자인 마티외 네브라는 아주 젊은 청년 창업가였다. 7년이나 된 이 교육기관을 설립할 때 그는 고작 20대 중반의 나이였다.이 청년 창업가는 자신의 교육을 소개하는 내내 빠른 성장의 속도와 학습의 효과성 측면에서 강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6개월 내에 직업을 가지게 해 주고 실패할 경우 수강료를 돌려준다는  job guarantee 프로그램 등을 소개할 때도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는 이렇게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를 수요가 있는 분야의 과정을 먼저 개설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부분의 학위과정은 IT 분야의 직업군에 집중되어 있었고, 실무 분야에서의 확실한 수요가 이들의 자신감의 원천 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업의 구조조정과 강력한 니즈가 교육의 주제와 구조 면에서 변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바보야, 문제는 방향이야 "Uncollege"


내용이 아니라 방향에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시도도 있다. 지식 정보 사회로 들어옴에 따라 직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속도도 매우 빠를 뿐더러, 하나의 스킬로 먹고 살거나 구조화된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졌다. 누군가의 격려나 도움 없이 이 불확실성의 세계에 몸은 던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사실은 그 불확실성의 곳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에도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 세대는 부모님이 우리에게 직업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없는(부모님들이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일을 알아서 해내가야 하는) 세대가 아니던가. 


그래서 우리는 그것이 언제이건 간에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무언가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냄으로써 방향을 확인하고자 하는 갭 이어(gap-year)를 가져야 할 때가 종종 온다. 휴학 없이 학기를 마쳐 졸업하는 학생이 드물고, 입사 1년 내에 퇴사하는 신입사원이 60%가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앞만 보고 달렸던 자신의 앞뒤좌우를 다시 살펴보는 갭 이어(gap-year)일지도 모른다. 



갭 이어(gap-year)는 한국에서도 최근의 트렌드로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잘못 설계된 갭 이어(gap-year)는 허숭세월이 될 가능성도 있다. 여백을 가지고자 했던 시간을 공백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어떤 것들을 하면 좋을까? 


Uncollege는 young adult 계층의 갭 이어(gap-year)를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스스로가 하는 일을 언 스쿨링(un-schooling)이라고 말하고 있다. 언스쿨링은 일종의 홈스쿨링이라고 보면 되는데, 학교가 제시해 주는 길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인 학습 주체로 학습을 이어나간다는 측면이 강조된 개념이다. 영어에서 접두사 '-un'이 어떤 상황에 붙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언스쿨링을 개념화하기가 더욱 쉬울 것이다. 


한국에서는 꿈을 모르겠다는 젊은 청년이 많다. 아마 미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이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는 한 명의 개인이 스스로 성공하고 성장해나가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skill set)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경우는 특히 사회에 대해서도 잘 알지도 못한 채 본인의 남은 인생에 지대하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정을 강요받기도 한다. 더군다나 이런 결정에 따라 막대한 비용이 소모 되는데, 아마 이게 주식투자 같은 것이라면 아무도 이런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Uncollege는 유럽은 대학 과정이 일반적으로 3년인데 반해, 미국과 아시아권 등은 4년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즉, 대학 과정 중 1년은 비판, 자아성찰을 통해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시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Uncollege는 이들의 교육을 통해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 보고 진로를 정할 수 있게 돕고 있다. 3개월 동안 집중 교육을 시행하는 부트캠프도 있고, 기업과 연계해서 직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와 인턴십 등의 교육이 과정 중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활동 등을 통해 그들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주로 문제해결능력, 새로운 상황에서의 적응력, 학습 습관이나 공부 습관과 관련된 것으로 메타인지(meta-cognition)적인 영역에 가깝다. Uncollege의 프로그램을 마친 사람은 각자 자신이 결정한 진로 분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어떤 길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비전을 찾도록 도와주지 눈 앞에 펼쳐 내지는 않는다. 그저 틈과 틈을 이어주는 도움을 주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새로운 니즈는 새로운 교육 비즈니스를 만든다. 교육이라는 공익적이면서 사적인 영역에서, 수익을 얼만큼 내어야 겠다는 목표는 저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돈벌이보다도 앞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시도가 많다. 현재로서는 비교적 자본이 풍요롭고, 새로운 직무 능력이 필요한 분야이며, scalable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IT 분야에서 특히나 이런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곧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이고, 후 내년 정도가 되면 edX가 고민하고 있는 소프트스킬이나 인문, 예술, 경영 분야에서도 새로운 사례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환기에는 혼란도 많지만 또 그 만큼 많은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교육을 만드는 사람이나 배움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꼭 염두해 두었으면 한다. 



                                              


[참고자료]

2017 글로벌 HR 포럼 : '교육혁명을 말하다'

EdX에 관한 기본 정보 : https://en.wikipedia.org/wiki/EdX


[인용 및 기고 문의] annalee1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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