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부터 PTSD,ADHD,조울증 <3부 조울증 편 6편>
우울했다가 조증으로 텐션이 올라갔다가 다시 우울증으로 추락하는 그 느낌은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 약을 열심히 먹으려고 노력하죠.
올해 3월과 저번달인 6월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해 드린 것처럼 치료의 정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상향을 그린다고 말씀드렸죠! 약을 잘 먹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근데 이게 무서운 게 갑자기 특정 우울증 기간으로 돌입하면 약을 먹어야 되는 기간도 놓치고 그렇게 됩니다. 특정 우울증 기간. 올해 3월과 6월이 그랬습니다.
그때는 약을 먹지 못했습니다. 3월엔 제가 진짜 억지로(?) 있는 힘을 다해 약을 먹었고 그래서 살아났습니다. 근데 저번달은 그게 힘들었습니다. 자는 시간 말고 깨어있는 시간에는 너무 우울해서 스스로 죽을 준비를 여러 번 하다가 무서워서 관두고 울다가 다시 시도하는 노력을 했었습니다.
왜 살지? 불쌍한 내 인생
이런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런 생각까지 굳이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저희 집 근처에 강이 있어요. 그 강 근처 벤츠에 앉아서 한참 멍 때리고 3,4시간 그냥 멍 때리면서 걷고 그랬죠.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어요. 저는 ADHD, 조울증, PTSD에 정신없어서 몰랐어요. 하지만 최근에 좀 괜찮아졌을 때 알게 되었어요. 저희 집에서 엄마가 많은 짐을 짊어지시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양가 부모님을 많은 부분 케어하시기 때문에 항상 버거워하세요. 근데 집에 있는 저까지 상태가 좋지 못하니 멘털이 무너지셨나 봐요.
그날의 일을 저는 “기분일기”라는 이름으로 기록했었어요. 이 기분일기는 제가 6월 중순에 썼던 기분일기의 일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 이 글에는 가족 갈등, 정신질환의 고통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분은 주의하여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엄마의 메시지는 이런 것들이었다.
1. 너의 괴로움을 나한테 전가시키지 마라
2. 너 때문에 집안의 기둥인 내가 무너져야 되겠냐?
3. 너 혼자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니냐? 집에 엄마밖에 거의 없는데 너무 한 거 아니냐?
4. 너 때문에 나도 안 좋아지는 거 같다. 나는 너 따라서 정신과 가기 싫다.
나는 중학생당시에 트라우마가 떠오르는 거 같아서 두려웠다. 그 3시간 동안 죽고 싶다가 우울할 틈도 없이 엄마가 나를 때릴 리가 없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때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엄마가 가고 나는 한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다가 씻으라고 해서 씻었다. 그 당시에 4,5일 동안 안 씻은 상태였다. 씻고 가만히 있으면 억울하고 우울하고 그래서 잠을 청했다. 내가 착하고 마음도 약해서 죽고 싶어도 무서워서 죽지 못하는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기분일기를 오랜만에 봤는데 그 당시에 제가 며칠 동안을 씻지도 않았다는 것이 기억이 났어요.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았던 거 같아요.
조울증이라는 병이 이렇게나 무섭습니다.
지금 저는 괜찮습니다. 괜찮지만 이 괜찮음이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하루하루 살아갈 뿐입니다.
이 괜찮음이 오래가길, 조심스럽게 바라봅니다.
저는 오늘도 하루를 살아냅니다.
이 글은 『5살부터 PTSD,ADHD,조울증』 시리즈 <3부 조울증편>의 6편입니다.
아직 회복 중인 마음으로, 17년간의 흔적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