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부터 PTSD, ADHD, 조울증 <4부 엄마 사랑해 편 1편>
1부에서 트라우마의 이야기에서 엄마의 연민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럼 지금은 잘 지내느냐고 물으신다면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답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미 엄마를 100% 용서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처럼 가깝습니다.
엄마의 고의가 없었다는 것을 지금은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결국에 이 브런치북의 이야기는 엄마의 이야기로 회귀하는 것 같아요. 아마 맨 처음에 브런치북 첫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예고되어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누군가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려면 죽음을 떠올리라고 했습니다. 저는 본능적으로 부모님과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달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트라우마가 약간 있어도 잘 지내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 죽음과 죽어감에 관한 실질적 조언>이라는 책에 있습니다. 그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10대는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자기네와 상관없는 일로 여긴다. 죽음의 영속성, 즉 삶을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위험에 대해서는 결코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중년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죽음을 어렴풋이 실감하게 된다.(40p)”
"중년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죽음을 어렴풋이 실감한다"는 말은 소름 끼치는 말입니다. 지나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의 불안이 같이 담긴 말이기 때문이죠. 저는 물론 20대지만 부모님께서 실천하고 계시는 행동들이 이와 맞닿아 있습니다.
부모님과 같이 있다가 부모님의 죽음을 실감했을 때가 각각 있었습니다. 첫 번째 엄마의 경우입니다. 엄마는 외할머니를 케어하십니다. 엄마의 동력이 죽음과 맞닿아있죠. 하루는 제가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외할머니 병원도 데려다 드리고, 말동무도 하고… 정말 케어를 잘하는데 안 힘드셔? 엄마의 동력은 뭐예요?”
라고 물으니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엄마는 너의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물론 어떻게 해도 후회가 남지만… 최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거야.”
‘우리 엄마도 곧…“이라는 생각이 진짜 가슴에 박히더랍니다. 두 번째로 저희 아빠(계부)와 대화를 하다가 아빠가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희 아빠는 나이 듦과 죽음을 두려워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언젠가 우리보다 먼저 떠납니다. 이는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사실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후에도 살아가야 합니다. 부모님이 계실 때, 부모를 원망할 수도 있고, 사랑을 느끼기도 하겠지만, 결국 우리가 해야 하는 건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책이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부모를 이해하고, 용서하고, 고찰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부모를 떠나보낸 이들에게도, 부모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우리가 부모님을 기억하는 한, 부모님은 우리 안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이 책을 통해, 부모님이 계신 지금 이 순이 조금 더 소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보고 계신 모든 분들은 다 이렇게 말해봅시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아직 말할 수 있는 오늘이 있다는 건,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이니까요.
이 글은 『5살부터 PTSD, ADHD, 조울증』 시리즈 <4부 엄마 사랑해 편>의 1편입니다.
아직 회복 중인 마음으로, 17년간의 흔적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