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관의 침묵, 가해자의 폭주

국가교육위원회 밖, 학생들의 이야기 왕따 편 [2편]

by 조영철


[팟캐스트 시작]


친구 A: 지난번에 왕따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이야기했잖아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가해자보다 방관자가 훨씬 많지 않아요?


나: 맞아요. 사실 가해자는 소수고, 대다수는 방관자로 남아요. 그리고 그 방관자들이 결국 왕따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죠.


친구 A: 그러니까, 왕따라는 게 단순히 한두 명이 괴롭히는 게 아니라 ‘무관심한 다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거네요?


나: 그렇죠. 만약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그만해”라고 한마디라도 했다면, 왕따가 이렇게 커지진 않았을 거예요.



방관자는 왜 침묵하는가?


친구 A: 근데 다들 그렇게 가만히 있는 이유가 뭘까요?


나: 방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첫 번째, ‘나도 당할까 봐’라는 공포심


=> 왕따 현장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심리죠.

•“괜히 나섰다가 나도 왕따 당하면 어떡하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괜히 쓸데없이 정의감 발휘했다가 내가 더 손해 볼지도 몰라.”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입을 닫아버리는 거예요.


친구 A: 그럴 수도 있겠다. 한 명이 희생양이 되면, 나머지 애들은 ‘아 다행이다. 나만 아니면 돼’ 이런 심리가 생길 것 같아요.


나: 맞아요. 특히 학교에서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10대들한테는 집단에서 소외당하는 게 엄청난 공포로 작용하죠.



두 번째, 다수의 편에 서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압박감


=>“집단에 속해야 한다”는 인간의 본능적인 심리가 있어요.

• 다수가 왕따를 시키면, 본능적으로 거기에 동참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껴요.

• 이때 선택지는 두 가지예요.

1. 묵인하고 가만히 있는 것

2. 적극적으로 가해자로 가담하는 것


이렇게 되면서 방관자 => 가해자로 변하는 경우도 많아요.


친구 A: 그러니까 처음엔 그냥 방관자였던 애들이 점점 가해자가 되는 거네요?


나: 그렇죠. 왕따는 ‘우두머리 가해자’ 한 명이 만드는 게 아니라, 다수의 침묵이 만들어낸다고 보면 돼요.



가해자는 왜 점점 더 악랄해질까?


친구 A: 근데 가해자들은 왜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지는 걸까요? 처음엔 그냥 무시하는 정도였다가 나중엔 진짜 악랄하게 괴롭히는 경우가 많잖아요.


나: 이건 심리적으로 보면 ‘확신’과 ‘합리화’ 때문이에요.


첫 번째, 확신->“쟤는 괴롭혀도 되는 애야.”

•처음엔 가해자들도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계속 괴롭히다 보면 점점 더 ‘이게 맞는 행동’이라고 확신하게 돼요.

•왜냐면 주변에서 아무도 반대하지 않으니까.


=>“쟤는 원래 이상한 애야. 우리가 괴롭히는 게 맞아.”

=> “그냥 왕따가 아니라, 쟤는 원래 무리에서 제외돼야 할 애였어.”


이런 식으로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는 거예요.


두 번째, 합리화->“내가 하는 게 정당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 행동이 옳다고 믿고 싶어 해요.

•그래서 가해자들은 점점 더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기 시작해요.


=>“쟤는 원래 성격이 이상해서 왕따 당하는 거야.”

=>“우리 때문이 아니라, 쟤가 문제야.”


이렇게 생각하면 죄책감이 사라지고, 더 심한 괴롭힘도 아무렇지 않게 하게 돼요.



방관자의 침묵도 결국 가해자가 되는 과정이다


친구 A: 근데 솔직히 가해자랑 방관자는 다르지 않나요? 방관자는 그래도 직접 괴롭힌 건 아니잖아요.


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방관도 또 다른 가해예요.


친구 A: 왜요?


나: 방관자는 가해자의 행동을 ‘묵인’ 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만약 방관자가 전부 없었다면?

=> 가해자들은 이 정도까지 심하게 못 했을 거예요.


•하지만 방관자가 많아지면?

=> 가해자들은 안심하고 더 심하게 괴롭혀요.

=>왜냐면 “어차피 아무도 막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방관하는 순간, 이미 왕따를 돕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거예요.


친구 A: 그러니까, 왕따는 소수의 가해자가 아니라 다수의 침묵이 만드는 거군요.


나: 맞아요. 그래서 방관하지 않는 게 정말 중요해요.


2편 정리

• 왕따는 단순히 ‘우두머리’ 한 명이 만드는 게 아니다.

• 다수의 침묵과 동조가 왕따를 키운다.

• 가해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과 ‘합리화’를 통해 점점 더 심해진다.

• 방관자도 결국 왕따를 키우는 데 기여한다.


3편에서는 1편에서 언급한 ‘왕따 가해자가 어떤 어른이 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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