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배변 훈련을 재촉하는 주변의 말과 배변 훈련 팁
"이제 기저귀를 떼야하지 않니?"
"배변 훈련 한 번 시켜봐라"
"내가 애를 키울 때는 돌이면 기저귀 다 뗐어."
"벗겨놓고 있으면 금방 기저귀 떼"
"두 돌이 지났는데 아직도 기저귀를 차니?"
"이렇게 말을 하는데 기저귀를 차는 게 말이 되니?"
"대변을 주기적으로 싸길래 금방 배변을 가릴 줄 알았더니 아직도 기저귀를 차고 있니?"
아기가 걷기 시작한 이후부터 배변 훈련에 대한 주변의 간섭을 많이 들었다.
'아이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가리면 되지. 배변 훈련에 스트레스 주지 않고 키워야지.' 생각했던 나의 생각도 이런 말 한마디에 스트레스 가득하여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갑자기 팬티를 입히고 팬티를 입힌 채로 밖을 나가서 실수하는 아이에게 한숨과 함께 "변기에 싸야지."라고 괜히 언성을 높여 말하게 되기도 했다.
물론 인정은 한다. 아이가 월령에 맞게 발달 과업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줘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고 참견만 하는 주변의 간섭이
한 두번도 아닌 비교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얼마나 스트레스가 되는지 말이다.
특히나 나는 일도 하고 육아도 하는 심지어 양가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하는 맞벌이다. 그래서 아이의 발달 과업에 대해서 예민한 편이다. 아이가 해야하는 것을 못할까봐 걱정하고 아이의 작은 변화에도 내 탓이 아닐까 걱정하는 것이 나의 일부로 자리를 잡았다.
'내가 일을 하느라 아이가 더 발달할 수 있는데 못해주는 것이 있지는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고 있는 나에게 30여년도 넘은 배변 훈련에 대한 조언과 주변의 비교는 참 힘들었다. 배변 훈련에 대한 간섭이 한편으로는 일하는 엄마인 나에 대한 평가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래서 아직 준비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재촉하는 실수도 했었다.
그런데 아이의 배변 훈련을 시켜보고 나니 특히나 느꼈다.
아이의 속도에 맞게 발달 과업을 해주면 되는 거구나. 주변의 말에 휘둘려서는 안되겠구나 싶었다.
아이가 배변 훈련이 가능하다는 신호를 알아채고 배변 훈련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금방 배변 훈련을 끝낼 수 있었다. 나도 아이도 크게 스트레스가 없이. 물론 배변을 완전히 가리는 데까지는 피치못할 스트레스는 생기지만 불필요한 스트레스까지 아이에게 줄 필요가 있나 싶다.
준비도 안된 아이에게 오랜 시간 나도 아이도 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한 달 넘게 혹은 긴 기간동안 시키는 것은 정말 아이에게도 부모인 나에게도 힘든 일이니까 말이다.
그럼 언제 배변 훈련을 시작해야할까?
먼저 가장 큰 것은 아이의 신체적인 발달 수준이다. 아이가 2시간 정도 이상의 간격을 가지고 소변을 보는지가 가장 배변 훈련에 큰 신호이다.
나의 아이의 경우에는 물을 많이 먹기도 해서 인지 30개월이 다 될 때까지 소변의 텀이 일정하지 않고 심지어 2시간에 4번정도 보기도 했다. 이런 아이에게 18개월이 되었다고, 두 돌이 넘었다고 배변 훈련에 대한 주변의 수많은 말 때문에 시켜보려고 하다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2시간 혹은 그 이상의 소변 간격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배변 훈련을 시켰더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고 할 수 있었다.
두번 째는 아이의 자조 수준이다. 기본적으로 팬티를 벗고 입을 수 있는지가 배변 훈련에 큰 척도라고 생각한다. 팬티를 벗고 입는 것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다면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세번 째는 쉬, 응가 등을 완벽하지는 않아도 표현할 수 있을 때이다. 아이가 표현하지도 못하는데 무조건 때되면 앉히고 싸라고 하는 것은 우선 순위가 바뀐 것 같다. 이 때는 아이가 쉬를 하면 "우리 아기 쉬해서 시원했겠네~ 기저귀 갈아줄게" 등을 통해 따뜻한 말이 훨씬 더 중요한 때인 것 같다. 이 때 정서를 채워주지 않고 무작정 배변 훈련을 시키는 것은 더 중요한 것을 잃는 일이기도 하다.
네번 째는 아이가 원할 때이다. 아이가 기저귀가 싫다고 하고, 팬티를 입고 싶다고 하면 아이의 동기를 이용하여 배변 훈련을 시킬 수 있다.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크게 예민한 아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팬티를 입고 싶어하지 않았었다. 그냥 기저귀를 채워주면 기저귀를 채워주는대로 팬티를 입히면 입혀주는 대로 오히려 때마다 화장실을 가지 않아도 되고, 노는 흐름을 끊지 않는 기저귀를 더 편해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40개월, 50개월 무조건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겠나. 그 시기에 늦지 않게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되 경쟁적으로 무조건 빨리 해야한다는 육아는 없었으면 한다. 배변 훈련의 준비 중 2개 정도만 되어도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우리 아이가 기저귀를 떼야하는 데 너무 늦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부모님들. 사실 이렇게 기저귀를 떼는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아이의 발달에 대해서 고민하고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떼야하지 않냐라고 재촉해도 내 아이가 준비가 되었는지는 나와 내 아이가 제일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육아의 정보가 흘러 넘치는 시대에 제발 이거 해야하지 않냐. 저거해야 하지 않냐. 내가 키울 때는 말야... 라고 간섭 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 없이 하는 한 마디가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에게는 돌처럼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구요!!
제발 제 아이 배변 훈련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