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이름의 에너지
퇴근길, 슈퍼마켓 봉투를 팔에 걸고 아이와 아내가 좋아할 만한 간식거리를 골랐습니다.
현관 공동 비밀번호를 누르는 순간, 문득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퇴근길이면 어김없이 아버지 손에는 노란 종이 봉투에 담긴 따뜻한 치킨이나 빵이 들려있었습니다.
그땐 당연하게 여겼던 풍경이, 어느새 저에게도 익숙한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왜 아버지는 그렇게 퇴근길에 무언가를 사 오셨을까?
이제야 어렴풋이 그 마음을 헤아립니다.
제 아버지도 그러셨듯, 저 역시 사랑하는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겁니다.
하루 종일 일에 치이고, 바쁘고, 때로는 힘겨울 때도 있지만, 현관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의 앙증맞은 인사, 환한 미소, 그리고 아내와 아이가 건네는 따뜻한 격려 한마디는 제가 ‘가장’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가족들의 행복한 표정은 지친 아빠를 다시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의 원천입니다.
그들의 웃음은 어떤 피로회복제보다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늘 떳떳하려고 노력합니다.
가족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이고 싶고, 아이에게 “아빠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야”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그런 마음이 저를 더욱 열심히 살아가게 하고, 소중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만들려고 애쓰게 합니다.
어느덧 아빠가 된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사랑스러운 둘째 아이까지 키우느라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득 떠오른 아버지의 모습처럼, 지금 이 순간의 벅찬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서툰 글로나마 이렇게 기록해 둡니다.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부모보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춘기라는 격랑의 시기를 함께하며 다툼이 잦아질 수도 있고, 어느덧 훌쩍 자라 자신이 어른이라며 독립을 꿈꿀 수도 있겠죠.
언젠가는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또 마음에 들어야만 할 사랑스러운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고, 그들의 아이, 우리의 손주를 바라보는 날도 올 것입니다.
아이와 부모 사이의 끈끈한 유대는 참으로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유대가 언제까지 변치 않고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저는 최선을 다해 그 관계를 아름답게 가꿔나가고 싶습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며, 아이 또한 부모의 거울과 같습니다.
매일 아침 출근 전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단정히 하듯, 내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며, 언제나 행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글을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께 바칩니다. 때로는 버겁고 힘겨운 순간도 있겠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간임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부모가 되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시고, 각 가정의 행복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