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젖은 삶 - 6

그녀의 이야기

by Edward

[WEB발신]
우리 05/25 09:00
*223114
입금 250,000원
기본소득(현금)
잔액 378,928원


알람보다 먼저 도착하는 건 이 문자다.
이제는 월급 대신 기본소득이 내 루틴을 깨운다.
출근은 없다. 퇴근도 없다.
가끔 시간개념도 없다.

나는 일하지 않는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식비는 배달 할인 쿠폰으로, 교통비는 기본 교통복지 카드로, 집은 1인 청년 주거지원 주택.
옷은 당근마켓,
취미는 유튜브 구독.

솔직히, 이 정도면 사는 데는 문제 없다.

“너 뭐 해 먹고 살아?”
친구가 묻는다.

“안 먹고 살아.”
대충 웃으며 대답한다.

실제로 간헐적 단식 중이다.
몸도 관리하고, 지출도 줄고, 일석이조다.

나보다 더 잘 노는 애들도 있다.
비트코인으로 땅 샀다던 민재, 플랫폼으로 수익 나면 일은 안 하겠다는 서현이, 이자 생활자가 꿈이 라는 준호.

다들 생산은 안 해도 컨텐츠는 잘 소비한다.

엄마는 말한다.
“니 아빠는 너 또래에 회사 다녔어.”

아빠는 말한다.
“나 때는 취업 못 하면 굶었어.”

나는 말한다.
“그래서 그때는 다들 그렇게 늙었나 봐.”

일하는 친구들 보면 힘들어 보인다.
야근, 보고서, 상사 눈치.
그렇게 벌어봐야 다 세금으로 나간단다.
월급날보다 공제 내역이 먼저 떠오른다는 말,
그게 무슨 삶이야.


[WEB발신]
우리 05/25 12:45
*223114
출금 22,300원
분식천국 김치볶음밥
잔액 356,628원


점심은 해결했다.
넷플릭스 켜고 밥 먹다가
배달 알바 공고를 본다.

잠깐 고민한다.
하다가, 그냥 넘긴다.
날씨가 더워서.

기본소득은 내게 질문을 하나 지워줬다.
“왜 살아야 하지?”
대신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아직은 괜찮다.
다음 달도 250,000원이 들어오니까.

Gemini_Generated_Image_v54w56v54w56v54w.png 출처 :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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