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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기 위한 '더 넓은 지도' (주제별 북클럽)

불안을 이기는 지적 연대, 지속 가능한 여정을 위한 큐레이션

by 에디

안녕하세요, 멤버 여러분.


지난 15장까지 우리는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내 안의 낡은 지도를 찢고, 가정이라는 안전 기지를 세우고, 학교와 협력하며, 마침내 정책과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 여정의 끝자락에서, 저는 여러분이 느낄 법한 솔직한 감정 하나를 짚고 넘어가려 합니다. 바로 '고립감'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래, 이 길이 맞아!"라고 확신을 가졌다가도, 막상 현실로 돌아가면 불안이 엄습합니다. 옆집 엄마는 "이번 방학 특강 마감됐대!"라며 발을 구르고, 학교 알리미 앱에서는 성적 관련 공지가 쏟아집니다.


15장에서 우리는 '3.5%의 연대'를 이야기했지만, 당장 내 주변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동료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장은 여러분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짓는 시간입니다. 거친 입시의 파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줄 가장 강력하고도 저렴한 멘토, 바로 '책'을 통해서 말이죠.


이것은 우리가 선택한 '새로운 지도'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 주는 이론적 무기이자, 지치고 불안할 때마다 꺼내어 마음의 나침반을 다시 맞출 수 있는 '지적 연대(Intellectual Solidarity)'의 제안입니다.


북클럽의 원칙: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책을 소개하기 전,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책을 골라야 하는지 두 가지 원칙을 공유합니다.


원칙 1: '방법(How)'이 아닌 '방향(Why)'을 읽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교육 코너의 90%는 '방법'에 관한 책입니다. 'SKY 보내는 법', '초등 공부 습관 잡는 법' 등입니다. 이런 책들은 당장의 기술을 알려주지만, 역설적으로 우리의 불안을 자극합니다. "이걸 안 하면 뒤처지겠구나"라는 공포를 팔기 때문이죠.


우리는 '방향'과 '본질'을 다루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왜 세상은 변했는가?", "인간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진짜 교육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인문학, 사회학, 심리학 서적들이야말로 낡은 성공 방정식에 균열을 내는 진짜 도끼가 됩니다.


원칙 2: 혼자가 아닌 '함께' 읽습니다. 16장의 핵심은 '연대'입니다. 혼자 읽으면 '지식'이 되지만, 함께 읽고 나누면 '문화'가 됩니다. 부부끼리, 혹은 마음 맞는 학부모 2~3명이 모여 '북클럽'을 만드세요. 책의 내용을 내 아이의 삶에 대입해 치열하게 토론할 때, 그 지식은 비로소 살아있는 '나의 철학'이 됩니다.


주제별 큐레이션: 새로운 지도를 위한 3가지 나침반


우리가 그려온 지도의 핵심 영역에 맞춰, 여러분의 서가에 반드시 꽂혀 있어야 할 3가지 테마의 책들을 엄선했습니다.


Theme A. 시대의 파도를 읽다 (미래/사회)


『평균의 종말(The End of Average)』 - 토드 로즈

출판: HarperCollins, 2016

핵심: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토드 로즈 교수는 '평균'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허구인지, 그리고 '들쭉날쭉한 재능'을 가진 개개인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합니다. 공군 전투기 조종석이 '평균 조종사'에 맞춰 설계되어 아무에게도 맞지 않았던 실화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가 아이들을 한 줄로 세우는 것이 얼마나 비과학적인지 보여줍니다.

왜 필요한가: 10장의 '과정 중심 평가', 11장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좋은 학교'의 완벽한 이론적 근거.


『에이트(Eight)』 - 이지성

핵심: "AI가 다 한다는데 우리 애는 뭐 먹고살죠?"에 대한 답. 인공지능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공감'과 '창조적 상상력'을 역설합니다.

왜 필요한가: 14장의 '기업이 찾는 역량'과 직결되며, 9장에서 거실을 북카페로 만들고 독서를 강조한 이유를 명확히 합니다.


『다크호스(Dark Horse)』 - 토드 로즈 & 오기 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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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교육제도에 불만을 잔뜩 품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이야기겠지만, 용기 내어 적어봅니다. 당연함에 반박하는 일, 그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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