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내재적 동기를 파괴하는 말 vs 살리는 말

자기결정성 이론과 성장 마인드셋으로 본 어른의 언어

Oct 10. 2025 brunch_membership's

안녕하세요! 지난번에는 우리 마음속 깊이 뿌리내린 '가짜 성공 방정식'이라는 오랜 지도를 함께 탐색하며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졌었지요.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할 용기를 내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큰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은 그 내면의 지도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떻게 '말'이라는 형태로 사랑하는 아이에게 전달되고 있는지, 그 구체적이고도 중요한 경로를 함께 추적해보려 합니다. 우리 어른들의 말 한마디는 단순히 공기 중을 울리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이의 성장과 동기 시스템을 섬세하게 설계하는 강력한 '코드(code)'와 같아서, 아이의 자율성과 유능감, 그리고 관계성을 좌우하는 지대한 영향력을 가집니다.

이번 화에서는 단순히 감성적인 조언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심리학자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깊이 있는 연구, 즉 '자기결정성 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과 '성장 마인드셋 이론(Growth Mindset Theory)'을 우리의 든든한 나침반 삼아 어른의 언어를 과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왜 그런 말을 하면 안 될까?"라는 질문을 넘어, "그 말이 아이의 마음에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가?"를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실 겁니다. 이러한 이해는 우리가 아이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 큰 책임감과 사랑을 담게 할 것입니다.

� 동기의 핵심 욕구를 고갈시키는 3가지 언어 습관

저명한 심리학자 에드워드 데시(Edward Deci)와 리처드 라이언(Richard Ryan)이 정립한 '자기결정성 이론'은 인간이 마치 식물이 햇빛, 물, 영양분 가득한 흙을 필요로 하듯, 건강한 성장을 위해 기본적인 심리적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합니다. 아이의 내재적 동기가 튼튼하게 자라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핵심적인 심리적 영양소가 반드시, 그리고 충분히 채워져야 합니다.

� 동기를 키우는 3가지 심리적 영양소

자율성 (Autonomy):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고 조절하며, 자신이 주도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하는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아이는 비로소 주체적인 학습자로 성장합니다.

유능감 (Competence):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며, 유능하고 효과적인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입니다.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끊임없는 도전의 원동력이 됩니다.

관계성 (Relatedness): 타인과 따뜻하고 안정적이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욕구입니다. 소속감과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고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놀랍게도,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고 무심코 사용하는 많은 말들이 아이의 이 세 가지 핵심 심리적 욕구를 조금씩, 때로는 크게 고갈시키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 구체적인 언어 습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심는 칭찬: 유능감을 파괴하는 독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 교수는 칭찬이 아이에게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특히 "넌 머리가 좋아!", "역시 천재라니까!"와 같이 아이의 타고난 지능이나 재능을 강조하는 칭찬은 아이의 능력이 변하지 않는, 고정된 것이라고 믿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을 형성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