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3부> 흔들리는 교육정책, 피해자는 누구인가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시행 이후 더 큰 혼란에 빠진 학생들
얼마 전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실시되었습니다 (사진과 무관한 내용입니다) 출처: 데일리안고3 학생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험은 당연히 수능이지만, 수능 다음 가는 중요성을 가진다고 알려진 시험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평가원에서 실시하는 평가원 모의고사입니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그 해의 수능이 어떻게 나올지를 수험생으로 하여금 미리 알 수 있게 해주고,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문제의 9월 평가원 모의고사가 실시되었습니다.
킬러 문항 없는 고난도 시험, 그리고 학생들의 고민
9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시행 이후 학생들의 고민은 점점 깊어져만 갑니다.국어는 기존의 우려와는 다르게 무난하지만 어렵게 나왔으며, 수학은 어렵게 출제되었고, 이와 같은 출제 경향은 기존 6월 평가원 모의고사의 출제경향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형태의 출제 경향입니다.
국어에 대해서는 시험의 지문이나 난도 자체가 어려웠다기보다는 선지를 하나 골라내기가 어려웠고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극과 극을 달릴 수 있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결국 평가원은 ‘킬러문항 없는 고난도 시험’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학생들은 6월 평가원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쉬운 수능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노심초사하면서 9월 평가원 시험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교육당국에서도 더 쉬운 형태의 시험을 주문했었지요. 그렇기에 공부방법이나 접근법을 아예 바꿔 혹시 모를 쉬운 형태의 시험에 대비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번 시험이 그 정도로 변별력 없게 나오지는 않았지만요.
시험이 어려워서 오히려 길을 잃은 학생들그러나 그 때문에 이번 수능이 어떤 방식으로 출제되고 어떤 난이도로 출제될지에 대한 예상은 오히려 불확실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학생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2개월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워 진 것이지요. 킬러 문항이 나올지 안나올지도 불확실한데 시험의 난이도가 쉬울지 어려울지도 고민을 해야 하기에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된 것입니다.
PS. 킬러문항과 이번에 출제된 문항 간의 차이는 '문제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가'의 여부입니다. 이번 시험의 경우 대체로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킬러문항이 없는 고난도 시험'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평가원 모의고사는 국가고시가 아니다.
평가원이 지금처럼 오락가락 해서는 안됩니다!국가가 출제하는 시험을 흔히 국가고시라고 이야기하기는 하지만 평가원이 출제하는 수능은 다른 영역입니다. 작년의 출제 경향이나 방향성을 기반으로 올해를 예측할 수 있었어야 하고, 이번 년도의 출제 경향을 바탕으로 내년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죠. 그렇기에 난이도 뿐만이 아니라 문제의 경향 등이 널뛰기 해서는 안될 노릇입니다.
물론 평가원이 어떠한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서 난이도를 널뛰기 하듯이 조절하고 바꾸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기도 하고, 비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평가원이 문제를 출제하는 것 또한 평가원이라는 공공기관의 일이고, 적절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산출물을 수정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니까요.
그러나 평가원의 존재의의는 일반적인 공공기관과는 약간 다릅니다. 평가원은 학생들의 학업 수행 능력을 적절히 평가하고 그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처럼 출제 경향 자체를 아예 다르게 설정하는 것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부조리하게 느껴질 여지가 있습니다.
학령인구가 줄어가고, 더 이상 정규 교육 과정만이 정답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평가원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학생들에게 회의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평가원의 명확하고 장기적인 기조 설정과 그에 부합하는 일관적인 태도 견지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