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우리는 어디서 길을 잃었나

1장: 길의 시작 - 우리는 어떤 교육을 꿈꾸었나

by 에디

지금 우리가 겪는 교육 문제는 과연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처음 그렸던 '교육의 지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교육의 가장 깊은 곳에 새겨진 원형(原型), 그 길의 시작은 조선 시대로부터 이어집니다.


사람을 기르는 길, 군자의 이상

조선이 꿈꿨던 교육의 이상은 ‘수기치인(修己治人)’이라는 네 글자에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을 먼저 닦고(修己) 난 후에야 타인과 세상을 다스릴 수 있다(治人)는 뜻입니다. 서당에서 천자문을 떼고 성균관에 이르기까지, 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기술자가 아니었습니다. 스스로를 성찰하고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군자(君子)’, 즉 온전한 한 명의 ‘사람’을 기르는 데 있었습니다. 이는 지식과 인격, 철학이 분리되지 않은 전인적 교육의 숭고한 이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상적인 지도는 소수의 양반 계층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상마저도 ‘과거 급제’라는 현실적인 목표 앞에서 종종 길을 잃었다는 점입니다. 교육의 최종 목적지가 관직에 나아가는 것이 되면서, 수양의 과정보다는 시험에 나올 법한 경전의 구절을 암기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교육의 숭고한 목표는 ‘출세’라는 가장 강력한 욕망 앞에 껍데기만 남기 일쑤였습니다. 오늘날 아이들이 오직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내신과 비교과 활동에 매달리는 모습에서, 우리는 과거 시험에 목숨을 걸었던 조선 시대 선비들의 희미한 옛 그림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에디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현 교육제도에 불만을 잔뜩 품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이야기겠지만, 용기 내어 적어봅니다. 당연함에 반박하는 일, 그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61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3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프롤로그: 우리는 모두 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