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0호 구황동 금제여래입상은 국보 79호인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과 함께 경주 황복사지 3층석탑의 감실에서 함께 출토되었다.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과 함께 각각 국보 79호와 국보 80호로 등재되어 현재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나란히 전시장에서 진열되어 두 쌍둥이 불상의 인연은 영원할 예정이다.
구황동 금제여래입상은 구황동 금제여래좌상과 마찬가지로 순도 100% 황금으로만 제작된 불상이다. 두 쌍둥이 불상은 필연적으로 비교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입상이냐 좌상이냐의 차이도 있지만 불상의 생김새와 표정이 상이하다. 입상의 표정이 웃고 있어서인지 좌상의 얼굴보다 훨씬 푸근하고 익살스럽다. 다만 얼굴과 어깨의 비례가 좌상에 비해 부자연스러운 아쉬움은 있다. 법의는 좌상과 달리 온 몸을 다 덮고 있어 얼굴과 손만 뭉특 튀어나와있다. 왼손에 쥐고 있는 것은 옷자락이다. 덤벙대는 동자승이 급하게 나오다 법의를 잘못 입고 나와 너무 큰 나머지 옷자락을 쥐고 멋쩍어 웃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유치한 상상을 해본다.
구황동 금제여래좌상의 압권은 광배다. 금제여래좌상은 3개의 광배로 구성되어 있지만 금제여래입상은 오로지 한 개의 광배로 종교의 품위를 장식한다. 수천개의 검으로 보이는 연꽃잎들은 일제히 불상의 머리로 모이고 있고 그 위로 화염무늬는 신라인들의 세공기술이 어느만큼 디테일해질 수 있는지 입증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