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의 공장이 2차 세계대전 때문에 신발 생산을 멈추고 군수 물자를 생산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디다스도 오래되어 보이지만, 뉴발란스 보다는 아닙니다. 벌써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가 뉴발란스입니다.
뉴발란스의 붐은 1960년대 트랙스터라는 운동화에서 시작 됐습니다. 그리고 이 운동화는 새의 발바닥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 되었습니다. 새의 발은 몸에 비해 정말 작습니다. 작은 발에 의해 몸은 안전하게 지탱되고 있죠. 그렇게 뉴발란스는 새의 발에서 영감을 얻어 사람의 발에 적용합니다. 발의 아치 부분을 지탱하는 기술을 발명한 것이고, 그것이 트랙스터에 적용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이름도 뉴발란스가 되었습니다.
트랙스터에는 또 특이한 점이 있었습니다. 보통 신발을 고를 때 무엇을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신발 길이가 맞나 앞코를 눌러보곤 하죠. 하지만 트랙스터는 다릅니다. 발의 넓이 즉, 가로길이를 세로길이처럼 아예 치수화했습니다. 요즘은 발볼의 길이에 따라 사이즈가 다르게 나오는데, 이것들도 모두 뉴발란스가 처음 시도한 접근이었습니다. 발의 세로 길이 뿐만 아니라 발볼의 넓이도 더하자 소비자에게 뉴발란스는 더욱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뉴발란스의 실질적인 도약은 트랙스터가 아니었습니다. 편안한 신발이라고 눈길을 끌었지만 판매량은 실제 높지 않았습니다. 뉴발란스의 성공은 뉴발란스를 인수한 짐 데이비스가 만든 320과 함께 시작 되었습니다. 당시에 미국은 런닝이 대중에게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리고 뉴발란스 320을 신고 뉴욕 마라톤에서 톰 플레밍이 우승을 합니다. 런닝의 인기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고, 가장 오래 뛰는 스포츠인 마라톤에서 우승을 한 신발이 뉴발란스 320이었기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기 벅찼습니다.
뉴발란스 320의 첫 모델은 신발 중앙에 N로고가 없었습니다. 당시에 합류한 테리 헤클러라는 디자이너에 의해서 N로고가 중앙에 추가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기능은 편하지만 뭔가 조금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테리 헤클러는 처음으로 뉴발란스 신발에 넘버링을 넣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격을 나타내는 넘버링이었지만 나중에 되어서는 넘버에 의미를 담기 시작했습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모두 스타 마케팅을 시도하여 브랜드가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뉴발란스는 조금 특이했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스타를 필두로 보통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뉴발란스는 Classic 그 자체였습니다. 즉, 특정 연령이 아닌 모두를 아우른다는 것을 CEO 짐 데이비스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스타 마케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기능에만 집중했습니다. 기능에만 몰두하면 결국 사람들은 알아주게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자체적으로 홍보 대사가 생겨 나기도 했습니다.
기술에 집중 했으니, 그 결과가 있어야겠죠. 그 결과는 우리가 지금도 잘 알고 있는, 99X 시리즈 입니다. 그렇게 1982년 뉴발란스의 990v1이 출시됩니다.(지금은 v6까지 출시가 되었습니다.) 990의 의미는 1,000점 만점에 990점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그 의도가 조금 달랐습니다. 그냥 가격이었죠. 990의 가격은 99.99달러였고 뉴발란스 1300의 가격은 130달러였습니다.
뉴발란스의 990은 어떤 기술들이 들어가 있었을까요??? 먼저 크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신발 뒷축의 플라스틱 부분입니다. 다른 신발과 달리 플라스틱이 뒷축을 지탱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발 안에서 미끄러지는 것이 덜했습니다. 또한 아웃솔, 신발의 밑창도 비브람 소재로 되어 있어서 활동성을 더욱 보장했습니다. 즉, 발의 활동성이 아주 많은 런닝에 특화된 신발이었던 것이죠.
당시에 비싼 신발은 50달러 정도였습니다. 뉴발란스 990은 거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이었죠.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 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신발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 성과를 빠르게 신발에 반영하기 위해서 미국 내에 공장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자부심과 프리미엄의 상징이 곧 신발의 혀 부분에 담겨져 우리가 아는 'MADE IN USA'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성공에는 '보통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선 하나의 특별한 고객이 아닌 보통의 모든 사람들을 공략해야 했습니다. 뉴발란스의 1300은 130달러였습니다. 정말 비쌌죠. 그래서 더 저렴한 모델을 생산합니다. 그게 뉴발란스 574였습니다. 1300의 보급형 모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990과 1300이 부담스러웠던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574로 모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뉴발란스를 자꾸 나이키, 아디다스와 비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양강 체제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를 신다가 뉴발란스를 신으면 신세계를 경험합니다. 신발이란 예쁜 것도 좋지만 편한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편합니다. 뉴발란스의 디자인은 다른 신발에 비해 평범합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어느 옷에 입어도 잘 어울립니다. 신발장 앞에선 저의 고민을 덜게하죠. 아마 스티브 잡스도 그래서 신었을 것입니다.
뉴발란스가 갖는 가장 큰 힘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휘황찬란한 신발들이 계속해서 경쟁하는 시대에 클래식은 오히려 더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심플함에서 나오는 쿨함이 있기 때문이죠. 아마 누군가에게 예쁘고 편한 신발을 추천한다면 전 당연히 뉴발란스를 추천할 것입니다. 부모님에게 선물할 신발을 고른다면, 너무 올드하지도 않지만 그 중에서 가장 편한 신발인 뉴발란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입니다. 친구의 아이에게 선물을 한다면 단연코 뉴발란스일 것 입니다. 편하면서도 귀엽기 때문이죠.
뉴발란스는 우리의 곁에 클래식하게 남아 있습니다. 뉴발란스란 신발하면 딱 떠오르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결국 우리는 다른 경쟁 신발 중에서 뉴발란스를 샀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