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바보스런 선택의 이유
3화.
비효율적 행동
누구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던 아빠.
그러나 퇴근하는 아내의 더위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그는 30분을 운전해 아내의 직장 앞으로 향했다. 철없는 아들이 묻는다.
“아빠, 기름값도 비싸고 왕복 한 시간이나 걸리는데, 이거 너무 비효율적인 거 아니에요?”
아빠는 잠시 웃으며 대답했다.
“효율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단다. 한없이 비효율적이고 덜 중요해 보여도, 아빠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거든.”
남편의 바람은 단 하나였다.
아내의 고되고 더운 퇴근길이 조금이라도 시원해지기를.
아들은 다시 되묻는다.
“그럼 그냥 택시 타고 오면 되잖아요?”
아빠는 단호하게 말했다.
“엄마가 택시 잡을 때까지 그 더운 길에 서 있는 게 더 힘들잖아. 엄마는 아빠가 데려와야지.”
그것이 바로 아빠가 엄마를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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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쓰면 25만 원이면 되는데, 왜 굳이 대전까지 내려와서 힘들게?”
엄마는 더운 날 아들이 고생할까 염려하며 말리려 했지만, 아들은 이미 온몸에 흰색 페인트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바지와 셔츠는 얼룩져 더는 입을 수 없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번졌다. 땀방울 사이로 터져 나오는 그 웃음은 홀어머니의 모든 고단함을 덮어버리는 봄바람 같았다.
비효율적인 경제적 낭비 속에서 아들은 삶의 본질을, 가족을 향한 헌신을, 서서히 배워가고 있었다. 난장판이 된 집안을 바라본 엄마는 도리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이야말로 결국 그녀가 바라던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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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구마줄기 무침과 매생이국을 떠올리며 시장 골목을 헤맸다. 한여름의 열기 속, 흥정은 길어지고 땀방울은 자꾸만 흘렀다. 무거운 장바구니가 허리와 무릎을 괴롭혔지만,
그녀에게 그 고통은 사소한 것이었다. 사랑하는 자식의 한 끼 앞에서는 모든 고생이 기꺼운 희생으로 바뀌었다. 장바구니의 무게는 결코 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가족을 향한 사랑의 무게였다.
그날 저녁, 최종 면접에서 또 떨어진 딸이 처진 어깨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를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마, 나 또 떨어졌어…”
엄마는 딸을 꼭 끌어안은 채 조용히 속삭였다.
“니가 좋아하는 매생이국에 고구마줄기 무침 해놨다. 어여 밥 먹자, 우리 딸.”
결국 우리는 살아가며 수없이 비효율적인 행동들을 반복한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계산기를 두드려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의미 없어 보이는 그 행동 속에서만 마음이 닿고, 사랑하는 사람의 고단한 하루가 위로받는다.
사랑은 언제나 효율을 잃은 자리에서 피어나며,
때로는 가장 바보스러운 선택이 가장 깊은 사랑의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