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자유
― 그저, 살아 있다는 것
나는 흐른다
이름 붙이지 않은 강물처럼
굽이마다 의미를 묻지 않고
오직 살아 있다는 감각으로
가만히 생의 물살을 통과한다
나는 번져간다
소금기 어린 바다가
입술 끝에 닿는 저녁처럼
아무 조건도 묻지 않는 품에서
그저 사랑처럼 머문다
나는 빛난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그 밤의 별처럼
세상은 몰라도 된다
존재란, 그 자체로 빛나는 법이니
나는 머문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돌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자리를 지키는 일로
충분히 살아냈다고 말할 수 있기에
나는 사라진다
붕새가 머물지 않고
나비가 꿈을 따지지 않듯
무엇도 되려 하지 않고
조용히 흘러가며, 나로 존재한다
자유란
어디로 가는 것도
무엇을 붙드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의 숨결로 살아 있다는 것
바람처럼, 잎처럼
그러면서도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