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전장
편
모두가 눈이면
향기는 어디서 숨 쉬며
모두가 귀이면
노래는 누구의 입을 빌릴까
눈이 코에게
“내 편이 되어달라” 말하지 않는다
입이 귀에게
“나를 이해해 달라” 애원하지 않는다
내가 너의 편이 된다는 건
네가 듣지 못한 소리를
내 귀로 듣겠다는 뜻이고
네가 다 품지 못한 날들을
내 팔로 감싸겠다는 다짐이다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제 몫만 다하며
조용히 움직인다
애써 주인 되려 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너의 일부가 되지 못하면
누구도 나의 일부가 될 수 없기에
나는 오늘도
묵묵히 너의 편이 된다
그러니
네 편, 내 편을 만들지 마라
이미 너는
내 안에 깃들어 있고
나도
네 안에 숨 쉰다
우리는
말없이
본디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