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기 *시즌1 03
ㅡ 당신이 주신 귀한 생명 잘 빌려 쓰고 언젠가는 꼭, 돌려드리겠습니다 ㅡ
나의 작업실 택호는 꼬방이다. (꼬마방) (고방/창고의 된소리) (원고/글쓰는 방)의 의미를 담았다. 집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건물 옥상에 두 평 반짜리다. 나머지 공간의 주인공 블루베리 30주와 각종 채소, 약차류 덩굴 식물을 키우며 나만의 멍 때리기에 안성맞춤으로 설계된 하늘 정원이다. 서울에서 음악학원을 정리하고 고양시민으로 입적한 지도 30년을 훌적넘겼다.
ㅡ꼬방의 옥상 정원
**2004. 7. 11 흐림
내 침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숲은 참 부지런하다. 날마다 잎을 넓히고 키를 키우고 팔을 뻗어 빈 공간을 채운다. 바람에 휘어진 가지를 잡아주며 햇살 쬐는 날을 기다리자고 저들끼리 속살거린다. 오늘은 101호에서 내력벽을 허물고 거실 공간을 넓히려다 고발 조치를 당해 구청 직원이 사진을 찍고 야단 법석을 떨었다.
상하 좌우 이웃이 감시꾼이 되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고발하고 고발 당하고, 49평의 평수를 더 넓히려고 이웃의 눈을 속이고 마음을 감추려다 덜미가 잡혀 혈압을 올리고 핏대를 세운다. 때로는 방관하고 때로는 갈라져서 외면을 한다.서로를 믿지 못하는 감시꾼이 되어 불편한 심기로 보이지 않는 속앓이를 하기도 한다. 어정쩡한 경비아저씨는 눈 맞추지 않으려고 열심히 제초기만 돌리고 있는데.악을 쓰는 주민들~ㅠ
숲은 날마다 키를 키우고 사랑을 키우며 살뜰한 이웃이 되려 손을 뻗는 듯 비구룸이 몰려오는 오후, 바람이 푸른 언어로 손짓하며 짙은 운무속에 오늘 하루가 또 저문다.
**메모란 // 일상의 소소한 감동과 시류의 기사 등을 캡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