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강 기행 시. 6

고대이집트인들의 삶에 비춰보는 오늘의 이집트? * 19

by 정숙


6. 미지의 세상이 열리다


예측 불가의 세상을 꿈꾸게 된 나는 아무 정보도 없이 마음 보다 몸이 먼저 실려온 이곳,

아는 사람도 아는 것도 없었다. 그냥 내 숙소 라운지에 바람 쐬러 나왔을 뿐인데 우연히 그 숨결을 따라


어딘지도 모르는 수많은 크루즈가 정박하고 있는 곳으로 나일강을 따라 흘러왔을 뿐이다.

우리네 댐처럼 물을 가두어 배를 정박시키는 항구가 아닐까? 바다의 항구와는 또 다른

풍경과 마주하게 되었다.



망망대해 바다를 연상케 하는 나일강의 또 다른 모습에 감동과 함께 가슴이 탁 트였다.

내가 첫 해외여행을 시작했던 유럽의 강들은 대부분 우리네 농수로 봇도랑 느낌에

첫마디가 "에게게! 이게 그 낭만의 센 강이라고?" 했던 오래전 기억이 떠 올랐다.


한 낮이 되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망망대해에 떠 있는 듯 한 진기한 모습으로

풀장에서 나와 선텐을 즐기는 모습이 그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일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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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그들을 향해 호객을 하는 상인들의 애끓는 호소가 연신 이어지지만

메아리는 돌아오지 않았고 날은 덥고 배도 고팠으리라,




때로는 그 거대하고 가파른 산꼭대기를 향해 메아리를 외치듯 크루즈 라운지를 향해 돌돌 뭉친 스카프를

비닐봉지에 묶어서 꼭대기로 던지며 "헬로! 헬로!"를 외치는 상인들의 고된 일상이 많은 여운을 남긴다.


동료로 보이는 여럿 남자들이 상인을 내려다보며 구매할 듯 말 듯 애매한 신호를 보내고 상인은 목숨을 걸 듯

여러 개의 봉지를 들고 고개를 처들어 꺾인 목으로 있는 힘을 다해 던져 보지만 흥정의 성과는 글쎄요?다


느긋한 남자들은 오랜 시간을 끌며 올라온 상품을 들고, 빙빙돌리며 장난을 치듯 실컷 농담과 조롱석인

말투로 애를 태우고 나서, 그 상품을 아래로 우수수 던져버리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내 심장은

타들어갈 것 같은데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그저 놀아주었다는 표정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 다가왔다. 묵묵히 오늘 하루룰 돌아본다.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했던 할머니의 그 옛날 옛적 말이 갑자기 뇌리를 퉁친다.

내가 먼 객지에서 주경 야독하던 시절에 돌아가셨는데 나에게는 알리지도 않았다.


삼대독자 맏손녀라고 나를 애지 중지 보살펴 주신 할머니의 임종을 놓친 그 마음의 빚이

내 삶의 근원으로 남아 어느새 내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연세에 버금가는 세월이 지났어도

목련 꽃이 지면 하얀 고무신을 벗어 놓고 가신 할머니를 종종 꿈속에서 만난다.




이제는 U턴으로 방향을 틀어 아스완으로 되돌아가는 뱃길은 전혀 다른 풍경들이 시작 되었다.

지중해를 바라보며 동부 사막의 강둑을 끼고 나일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유속이 가파르지 않아 크루즈가 지날 때 발생하는 순간적인 물결로 인해 다소 방향이 헷갈릴 수 있어 지리 탐색이 꼭 필요하다.


올 때는 드넓은 숲을 날아오르는 새들이나 풍성한 초록의 서사 시를 읊었지만 상류의 방향은 남쭉,

아프리카다. 풍성한 서부 사막의 강둑을 끼고 거슬러 오면서 드넓은 숲의 자연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제부터는 바위와 모래 언덕이 펼쳐지는 동부 사막을 끼고 달리는 크루즈에서의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두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관람하는 느낌을 기대하며 다시 긴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 듬는다.


아. 저 바위들과 모래, 흙으로 신전을 짓고 흙벽을 쌓아 가옥을 짓고 살았을 수도.

이집트의 모든 건물들의 빛깔은 거의 황토색으도 되어 있는 것을 많이 보았다.




모래 언덕을 낀 강변에 인적이 감지되고 오른쪽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래 언덕길이 보이기도 한다.

작은 보트 두 대와 취수장으로 여겨지는 시설 그리고 중급 크기의 배와 함께 세척의 배가 정박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인근에 마을이 있을 듯해 보였다.





나일강변 동쪽에는 동부 사막의 모래 언덕과 자동차 길이 펼쳐서 차들이 달리고 있다.

우리 일행은 내일 전용 버스로 동부 사막을 달려 홍해의 어느 바닷가 ** 리조트로 옮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