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에 대해 비춰보는 오늘의 이집트? * 20
오늘은 의미로운 긴 하루를 보냈다. 이제 떠나 왔던 아스완으로 되돌아가는 길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나만의 여정이 통증을 잊을 만큼 새로운 의미가 깊었다.
신기루 같은 낯 선 풍경, 그리고 여러 민족들이 어울려 각자 살아가는 방식과
모습들이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면서도 분명 다른 언어들로 말하며
환호와 웃음소리는 똑같기도 한,
호젓한 나만의 여행을 즐기며 마음을 꽉 채워 돌아가는 느낌의 한편으로는
곧 나일강을 떠나 동부 사막을 달리는 홍해 어느 바닷가로 이동하는 날이
다가왔기에.
서서히 떠날 차비를 하는 크루즈들이 넓은 선착장을 빙빙 돌며 방향을 잡고 있다.
철탑들이 휑한 사막의 풍경을 더 아름답게 뽐내려 구름 띠를 불러 냈을까,
키 큰 철탑이 나에게 고별인사를 하는 듯, 나도 손을 흔들며 철탑을 이웃 삼아 그 주변에 살고 있을
그들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네며 그 풍경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부터는 가도 가도 끝이 없어는 사막의 모래 언덕이다. 인적도 끊기고 나무들도 시들어
목이 마른 짐승들처럼 축 처진 어깨가
사람이든 식물이든 생명이 부여된 모든 것들에는 갈증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인데,
점점 강폭과 강둑도 야위어 가는 사막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너무 다른 현상에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자연의 법칙을 누가 말리겠는가?
저 철벽 같이 단단한 사막의 언덕을 나는 붉은 산맥이라 부르고 싶다.
혹시 독자 여러분, 참새 언덕을 아시나요?
붉은 산맥으로 이름을 붙이고 나니 번개처럼 그 언덕이 떠올랐다.
"이문열 작가와 함께 2010년 한, 러 수교 20주년"기념으로 중앙일보사 주제로 러시아 문호들의 가도를 따라
순회하는 문학기행에 동행하면서 러시아 작가를 비롯해 과거 소비에트 연방국 시절 작가활동을 했던 고려인 직가들,
그리고 주축이 된 한국의 여러 작가들과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 기타 스텝진들과
막심 고리키 문학 대학에서 **란 주제로 독자들과 함께 포럼이 열렸다.
일정을 마치고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러시아 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태언' 자가님이
유학시절이 그립다면서 모스크바 중심부거리 부근의 참새 언덕으로 향했다.
이동 중에도 푸시킨이 어린 시절을 보낸 건물에 자리 잡은 고리끼 문학대학의 역사와 러시아 내의
주요 문학 및 창작 교육 기관에 대해 설명하는 사이 아주 평범하고 나직한 언덕 길에서 멈쳐섰다.
그 사이 관심 많은 독자들이 "작가님 아직 더 걸어야 하나요? 아뇨, 다 왔어요"
"에게게!! 이게 언덕이에요? 진짜 맞아요? 숨 가쁜 질문들"이 쏟아졌다.
캠퍼스 내부 진입을 시도하던 작가와 독자들이 실망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외부인 출입이 금지라네요!
하지만 그 나직한 둔덕에서 바라본 캠퍼스는 세계적인 위력을 담고 있음이 느껴졌다. 이데올로기가 팽팽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 여기까지가 본전인가 보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일강의 붉은 산맥의 끝을 바라보는 느낌은 점점 아스완이 가까워진다는 증거이리라. 내려갈수록 숲도
풍성해지고 저녁 무렵엔 분명 새들의 무리가 공중 쇼를 하며 나를 반겨줄 것 같은 환상을 기대해 본다.
아스완이 거의 다 달았을 무렵 공기질이 좋아져서인지 지는 해와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반가웠다.
아마도 조용한 아침의 나라 나의 고국에는 한밤중의 꿀잠을 자고 있을 가족들을 떠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