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꽃을 아시나요?

제4부 아버지의 레퀴엠/사돈의 나라 01

by 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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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코르사코프 최남단, 망향의 언덕에서 바라본 망망대해의 아니바만은, 그날의 절규를 잊은 채, 시린 물결위로 유유히 떠다니는 뭉개 구름들. 봇짐을 이고 지고 남쪽바다를 바라보며, 통한의 애간장을 끊어내던, 유민들의 환영이 해무 속으로 피어날 뿐, 끝내 오지 않는 배를 기다리다. 굶어죽고 얼어 죽고 미쳐죽은*이 절벽,


로마병정의 투구를 쓴 어둠의 요정이, 매혹적인 보랏빛 입술로, 왜정에 버림받은 영혼들을 호객하던, 맹독성을 지닌 꽃, 해방된 조국, 감격과 그리움에 피멍이든 영혼에게는, 극단적 달콤함이 어머니의 품속 자장가였을지도.


그들에게 국가란 무엇이고, 조국이란 무엇이며 또 역사란 무엇이었더란 말인가? 그들은 어떤 생生을 각인하며 이 절벽에서, 투구 꽃 한입 베어 물고 깊이 잠들었을까?


*망향의 언덕 추모비문의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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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자국민만 귀국시키고 조선인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