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관계는 한 개의 선(線)이 아니다!

by ILMer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화를 나누는 당사자인 우리의 이야기 보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남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주로 다른 사람의 이나 험담을 주제로 삼는 경우가 많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업무적인 면에서는 나름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자주 받곤 했지만, 언제부터 인지 많은 사람들이 그와 말을 섞거나 어울리는 것을 꺼려했다. 사실 처음부터 사람들이 그에게 거리감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이 생각지 못한 부분에 업무적인 인사이트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려 하는 편이라 그렇게 나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그와 한 번이라도 말을 해봤거나 그에 대한 평판을 들어본 사람들은 점점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누구와 어울리건 항상 남의 흠이나 험담이 그가 하는 말의 9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물론 듣는 사람 입장에서 나에 대한 험담이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내 앞이니 하지 않는 것일 뿐 분명히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는 그 험담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쉽게 들었을 것이다.


아니 실제로 그랬다. 그 친구가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는 데는 바로 이러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워낙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사람들의 흉을 보았기에 항상 다른 사람의 흉을 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나름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다.

어떤 직원은 내게 “저 사람은 자기 말고, 가족의 흉도 남에게 보는 사람입니다!”라고 까지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말에는 발이 달려 움직이게 되어 있다. 내가 정말 절친한 A에게만 C의 흉을 봤다고 가정해 보자.

다행히 A와 C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나는 C에게 내 말이 전해질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고 시시콜콜 C에 대한 서운함과 문제, 평판, 안 좋은 소문 등을 A에게 이야기했다. 어느 날 A는 동료인 B를 우연히 회사 로비에서 만났다. 자주 보는 절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회사에서 업무를 하며 몇 번 도움을 주고받은 사이였기에 그들은 오랜만에 안부도 물을 겸 차를 한잔 마시기로 했다. 그리고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C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A는 내게 들은 C에 대한 이야기 중 일부를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이야기들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B를 통해 C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처음 A에게 이야기를 전한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의 관계는 하나의 선이 아니다. 수많은 가지를 가진 나무처럼 복잡한 트리구조 또는 어부의 그물과도 같은 구조를 가지고 넓게 파생되어 있다. 즉, '일대일'의 관계가 아닌 '다대다'의 연결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을 전하는 A가 비록 C와 직접적으로 아무런 연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둘은 다른 친구인 B 또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누군가의 연결고리에 의해 간접적으로 관계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특히, 남의 칭찬보다 험담이나 흉을 보는 것은 시간을 제한하지 않는다면 아마 밤을 새워도 그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욱이 수백, 수천 명이라는 제한된 인원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험담은 적어도 일주일이면 당사자의 귀에까지 들어갈 확률이 매우 높다. 처음에는 남의 험담으로 들렸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 사람이 나에 대한 험담도 남에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남의 험담을 하는 것이 대화의 전부였던 그 직원의 소문은 순식간에 회사에 퍼졌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았고 당연히 평판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요즘 회사라는 조직은 개인의 능력보다도 더욱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평판 관리이다. 어느 정도 직급까지는 개인의 업무적 능력의 비중이 높다면 적어도 관리자가 되는 시점부터는 그 사람의 입체적 평판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무조건 남에게 잘해주기만 하면 될까? 말 그래도 '다면평가'이다. 다른 부서와 자신의 부서와의 업무 조율에서 항상 업무를 도맡아 하는 부서장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다른 부서의 동료 평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지만, 거의 백 프로 자신의 부하직원들에게는 나쁜 평가를 받을 것이 자명하다.

그래서 관리자 이상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업무적 지식 외에 협상과 조율,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하다.

사실 위에서 예를 들었던 직원은 부서의 다른 직원들보다 돋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제삼자의 약점이나 문제를 지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대를 깎아 내림으로써 내가 돋보이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을 흉보거나 험담을 하는 것이 어쩌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남을 깎아내리기보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면, 그 직원은 아마 누구나 인정하는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조급함이 정도(定道)보다는 빠른 길을 택하게 하고, 그 지름길의 유혹에 의해 결과적으로 실패를 겪게 된다.


칭찬은 남의 입을 거치며 축소될 가능성이 높고,

험담은 남의 입을 거칠수록 과장되거나 부풀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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