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렴은 서로의 기울기가 점점 상대방을 향할 때 일어난다. 부부나 연인과의 관계에서 각자의 고집만을 내세우기보다, 적어도 한 사람은 상대방 쪽으로 기울어져야만 한다는 단순한 논리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이에서 항상 수렴만 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아니 수렴하는 경우가 오히려 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수렴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영원히 수렴하는 것도 아니다. 언제든 다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
그것을 발산과 평행이라고 이야기하려 한다.
평행은 두 사람이 기울기를 전혀 바꾸지 않을 때 일어난다.
“나 원래 이래.”
“나도 바꿀 생각 없어.”
두 사람이 결혼 전의 습관과 성격, 방식을 고집하며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변하려 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처음 만난 그 순간과 같이 여전히 평행선 위에 놓여 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영원히 만나지 않는 그래프는 사실상 결혼이라기보다는 동거에 가깝다.
그래도 만약 두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상대방을 향해 기울기를 바꾸게 되면 언젠가는 수렴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끝으로, 발산은 두 사람의 기울기가 서로를 향하기는커녕, 반대로 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두 그래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멀어지게 되고, 오히려 모르는 사람보다도 더욱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누군가 한 명이 상대방을 향해 기울기를 바꾸는 노력을 하더라도 다른 한 명이 더욱 큰 기울기로 멀어져 간다면 영원히 수렴은 일어나지 않는다. 수학에서 발산은 무한히 멀어지는 것을 의미하듯, 결혼에서도 발산은 결국 헤어짐, 즉 관계의 파탄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렴이 영원한 것이 아니 듯 지금의 평행과 발산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결혼은 결국 수렴의 과정이다.
서로를 생각하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미분)과 그것들이 모여 쌓인 행복한 기억들(적분)을 통해 조금씩 서로를 향해 기울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내가 먼저 기울어가는 모습은 결코 자존심이 상하거나 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그녀)를 향해 기운 내 모습은 마치 상대방의 어깨에 기댄 편안한 모습이라는 상상을 해보자.
결혼은 어느 날 '백마 탄 왕자를 만났다'거나 '백설공주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와 같은 동화나 마법 같은 일이 아니라,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 수렴해 가는 과정"일 뿐이다.
때로는 순간적으로 양보해야 하고, 때로는 긴 시간을 함께 쌓아가야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로를 향해 기울기를 바꿀 용기가 있어야 결국 하나의 점으로 수렴해 가게 된다.
진정한 사랑이란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는 “우리가 함께 가야 한다”는 선택이며, 그 선택 속에서 양보와 배려가 결혼 생활의 수렴을 가능하게 하지는 않을까?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먼저 그(그녀)를 특별하게 대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