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공세

by 눈빛이슬

그는 거의 매일 내가 있는 도서관 앞으로 찾아왔다.


연애를 시작할 때, 크게 나눠보면 두 가지 형태의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돌진하는 사람.

두 번째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주는 사람.

남편은 첫 번째, 나는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이었다.


소개팅 이후, 그로부터 문자와 전화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기 시작했다.

띄엄띄엄 받아주며 그가 그냥 지쳐서 연락을 그만하길 바랐다.

그날의 불편함으로 미뤄봐서, 그는 그다지 만남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차갑게 굴수록 그는 더 열정적으로 다가왔다.

그의 열정은 끝내 내가 그와 만남을 시작하게 했다.


만난 지 한 달 정도 됐을 때, 그는 나에게 자신의 일기를 보여줬다.


‘오늘 만난 여자와 결혼하게 될 것 같다’


그에게 내가 운명의 상대로 느껴졌다니.

우리의 만남이 그의 느낌처럼 운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연은 첫눈에 알아본다는 말이 있듯이.


하지만, 정장을 차려입은 근엄한 그의 모습은 여전히 나로 하여금 거리감을 느끼게 했고, 우리의 대화는 주고받는 소통이 아니라, 내가 주최한 재롱잔치처럼 나 혼자 떠들기 바빴다.


왜 저렇게 자기 얘기는 안 하는지 의뭉스러운 생각이 들 무렵, 그가 일하며 겪었던, 마음 아픈 기억을 나에게 털어놓았다.

냉정하게만 보이던 그가 타인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자, 난 안도감이 들었다.

산전수전 겪으며 냉정함으로 자신을 포장했지만, 그의 내면에 따뜻함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그가 자신의 따뜻함을 더 자주 꺼내 볼 수 있도록 그를 보듬어주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훈련된 그의 냉정함이 살아가는 동안 나를 지켜줄 것 같아 듬직했다.


그는 1년간의 연애 기간 동안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

값비싼 물건, 맛있는 음식, 멋진 장소를 끊임없이 내게 안겨주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내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 줘서 항상 고마웠다.


결국, 난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그와의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거센 비바람도 꿋꿋이 견뎌내는 든든한 나무처럼, 내게 평생 그늘을 내어줄 것 같은 그와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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