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by 눈빛이슬

전화가 걸려왔다.


“사업을 잘하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소개팅할래?”


대학원 시절 인턴을 하던 곳에서 나를 많이 도와주셨던 분이었다.


나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매일 도서관을 다니며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꼭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오랜만에 그냥 맛있는 밥이나 한번 먹고 오자는 마음으로 소개팅에 나설 준비를 했다.

소개팅 당일 연락이 없길래, 오늘 만나는 게 맞는지 확인 연락을 했는데, 그는 오늘이 소개팅인 줄 잊고 있었다며 지금 나오겠다고 했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마치 바람이라도 맞은 것처럼 기분은 썩 좋지 않았지만, 우선은 나갈 채비를 마쳤으니 나도 강남역으로 향했다.

강남역 9번 출구에서 나를 자신의 차에 픽업한 그는 근처 횟집으로 향했다.


능숙하게 주문을 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별로 말이 없었지만, 나는 분위기 맞추는 건 아주 잘하는 편이었다.

생글생글 웃어가며 대화를 이어갔지만, 아주 어른스러워 보이는 그가 조금 불편했다.

게다가, 그는 말수가 적고 대화가 썩 잘 통하지 않았다.

그와 잘될 가능성은 적어 보였고, 난 회를 먹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식사를 마치고 그는 또 아주 능숙하게 서빙하는 분에게 만원을 쥐여주었다.

그런 모습들이 멋있어 보이기도 하고 조금 오글거리기도 했다.

실제 그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게 잡는 것 같기도 했다.

폼 잡는 사람은 질색인데.


‘우리의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이겠어요. 비싼 회 잘 먹었네요’

속으로 생각하며 나를 근처 역까지 굳이 데려다주겠다는 그의 차에 올라탔다.

차에서 내리며 불편한 그와 드디어 작별한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찰나, 그는 나에게 소리쳤다.


“연락할게요!”


당황스러웠다.

대화가 잘 통했던 것도 아니고, 잘 맞는 느낌도 별로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