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끌림,『욥기』
다 읽고 나니 소설 한 편을 본 기분이었다. 내가 없는 동안 마을에 이런 일이 있었다니... 이걸 읽고 나니 확실히 전 수호자님이 대단하신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체계적으로 기구를 조직하고 마을 사람들을 적재적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통솔하는 능력은 칭송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과연 그 괴물은 다시 돌아올까? 내가 만약 저런 상황에 놓였다면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었을까? 걱정되긴 하지만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마을은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자원들이 충분하다. 전 수호자님 훌륭한 능력이 물론 중요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마을이 가진 힘이었다.
그 괴물의 묘사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했다. 우리 마을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배보다도 더 큰 바다 괴물, 악어와 뱀을 가장 닮았고 용과도 닮은, 매우 긴 몸통에 4가지 다리, 갈기와 몸통의 가시, 강인한 눈, 날카로운 이빨, 매우 단단한 가죽과 피부, 불을 뿜을 수 있음, 칼도, 활도, 창이나 표창도 어림없고, 사나운 성격의 잡기 매우 어려운…
나는 내 방에 있는 몇 권 되지 않는 성경, 특히 온전히 모든 장이 있는 유일한 성경인『욥기』를 꺼냈다.
내가 그것의 지체와 그것의 큰 용맹과 늠름한 체구에 대하여 잠잠하지 아니하리라
누가 그것의 겉가죽을 벗기겠으며 그것에게 겹재갈을 물릴 수 있겠느냐
누가 그것의 턱을 벌릴 수 있겠느냐 그의 둥근 이틀은 심히 두렵구나
그의 즐비한 비늘은 그의 자랑이로다 튼튼하게 봉인하듯이 닫혀 있구나
그것들이 서로 달라붙어 있어 바람이 그 사이로 지나가지 못하는구나
서로 이어져 붙었으니 능히 나눌 수도 없구나
그것이 재채기를 한즉 빛을 발하고 그것의 눈은 새벽의 눈꺼풀 빛 같으며
그것의 입에서는 횃불이 나오고 불꽃이 튀어 나오며
그것의 콧구멍에서는 연기가 나오니 마치 갈대를 태울 때에 솥이 끓는 것과 같구나
그의 입김은 숯불을 지피며 그의 입은 불길을 뿜는구나
그것의 힘은 그의 목덜미에 있으니 그 앞에서는 절망만 감돌 뿐이구나
그것의 살껍질은 서로 밀착되어 탄탄하며 움직이지 않는구나
그것의 가슴은 돌처럼 튼튼하며 맷돌 아래짝 같이 튼튼하구나
그것이 일어나면 용사라도 두려워하며 달아나리라
칼이 그에게 꽂혀도 소용이 없고 창이나 투창이나 화살촉도 꽂히지 못하는구나
그것이 쇠를 지푸라기 같이, 놋을 썩은 나무 같이 여기니
화살이라도 그것을 물리치지 못하겠고 물맷돌도 그것에게는 겨 같이 되는구나1)
리바이어던, 성경에 나오는 인간은 잡을 수 없는 괴물. 잡으려는 마음 자체가 교만이 되는 그 괴물. 리바이어던이 실재했다니… 과연 그 괴물, 리바이어던은 다시 찾아올까? 내가 수호자로 있는 이 마을에.
성경을 보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신앙을 지켜낸, 하나님의 자녀로서 적합한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그중에서는 나는 이상하게 욥이라는 사람에게 많이 끌렸다. 욥기 자체가 다른 문학적으로 뛰어나고 다양한 묘사, 표현법이 나온다는 점에서일까? 욥기에서 욥이 시련을 겪는 부분은 매우 짧게 나온다. 그 대신 욥과 욥의 친구들 대화가 엄청나게 길게 나온다. 나는 욥이 시련을 겪고 신이 그 시련을 내린 의미에 대해 찾아가는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욥이 시련을 겪은 이유는 독특하다. 욥의 잘못으로 시련을 겪는 것이 아니다. 사탄의 이간질로 인해 시련을 겪게 된다. 이런 상황을 알고 보는 입장에서는 욥이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으며, 하나님께서 왜 의인에게 시련을 주시는지, 왜 악인들에게 복처럼 보이는 좋은 삶을 주시는지 한탄하는 모습은 정당해 보인다. 구체적인 상황이 적혀있지는 않아서 모르지만, 맥락상 욥은 하나님의 뜻대로 충실하게 잘 살아온 의로운 사람으로 보인다.
욥의 친구들은 분명 하나님은 좋으신 분이며, 의롭고 정의로운 분이시기 때문에 욥이 잘못한 게 있어서 욥이 시련을 겪는 것일 거라는 식으로 말하며, 욥의 한탄과 하나님에 대한 불만을 비난한다. 마지막에 나이가 조금 어린 사람이 조언을 해주면서 대화 부분은 끝나고 하나님이 욥을 다그친다. 그러면서 결론은 욥이 자신의 교만을 회개하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지킴으로써 욥은 시련을 겪기 이전보다 훨씬 더 풍족한 은혜를 받으며, 살았다는 이야기다. 즉, 하나님은 제사장이나 다른 성직자들, 혹은 교인들이 쉽게 말하는 것처럼 단순하게 착한 일을 하면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주는 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왜 나는 그 많고 많은 성경 인물 중에 욥에게 끌렸을까? Q.T를 하다 보면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시는 말씀이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 만약 그 말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욥의 이야기가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씀일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왜 하필 욥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나한테 주신 걸까? 내가 이 마을에 수호자로 지내면서 나는 점차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것은 나를 완전한 파멸로 유혹하는 강한 시련이었다.
1)욥 41: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