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시다
벨이 울린다
마루에서
참새 떼 노니는 소리
얇은 빛 스멀스멀
유영하다
마늘 깐 어깨
젖어서
휴지 붉히던 콧물
어쩔 거냐 조바심이다
세상은 저리 펄럭여야 한다고
대나무가 누워서 슬프다고
외쳐야 할 목소리는 자꾸 잠긴다고
배나 마음이나 고픈 건 매양 한 가지라고
힘내라
말하라
알려라
살려라
할아버진 눈치로만
아버진 속으로만
아들은 글로만
알았다 치자
따스해야 할 때 춥고
시원해야 할 때 덥고
말해야 할 때 더디고
나가야 할 때 멈춘다면
언제 웃고
기쁘고
보람차고
신날 거냐
그 생각만 해도
꽁꽁 여며도
살아 있겠거니
올리는 전화 소리가
그저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