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노잡
근래 잊고 싶어도 불쑥불쑥 들이미는 것은
다름 아닌 불안감이다.
돌아보면 십수 년 째지만 둔해지지 않는 것이 바로 몸 상태다
애초에 몸무게가 항상 미달이었다. 그래도 아이 셋 낳아 기를 때까지는 버틸만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자라는 모습으로 위로를 받았다. 그러다가 막내가 중학교 들어가던 해에 건강검진 결과가 남은 시간을 온통 흔들 작정이었다. 벌써부터 목소리가 잠겨서 소통이 잘 안 되었다. 게다가 간신히 먹는 음식은 장에 머무를 겨를도 없이 쏟아냈다. 몸무게는 주는데 몸은 점점 무거워져 갔다. 무엇보다 마음이 추웠다.
십오 년 전 그때처럼 상태가 비슷하다 싶어 불안함이 쉬 가시지 않는다. 그 생각을 지우려고 드라마를 보다가 지쳐서 잠드는 날이 많다.
한마디로 치유에 도움이 되는 좋은 습관은 몇 안되고 안 좋은 일은 쉽게 스며든다. 그러다가'내가 그렇지 뭐'하여 자책한다.
어느 순간 여전한 답보속에 있는 나를 발견한다. 불안과 두려움마저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가 또다시 어깨가 움츠려진다.
그런저런 생각과 행동으로 휘청댄 지 어느새 석 달 열흘이 넘어버렸다. 지칠만한데도 여전한 것은 비록 초음파사진으로는 이전보다 나빠졌다고 하지만 때가 되면 다시 목소리가 돌아올 것 같은 희망이 있다.
그래서인가? 평년보다 더 추운 날씨임에도 몸살은 한 번으로 끝나서 밥그릇은 쉽게 비워졌다. 달력을 보니 어느새 경칩이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어나 땅에서 나오듯 나 역시도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이대로는 절대 안 되는 거야, 달라져야 해. 어떻게?' 그래, 어떻게가 문제였다. 춥다고 움츠리고 있다가 집에만 가면 급히 식사 밥 해결하곤 냅다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가 텔레비전이나 넷플릭스 탐색을 했다. 겨우내 제일 꿀맛 같은 나의 일상이었다.
돌아서면 '잘못되었다. 고쳐야지, ' 자책했다. 이제는 그마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걸을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으며 집을 나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하고 말이다.
그렇게 '감사'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떠올리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니 웃게 된다. 좀은 여유로워진 마음으로 '그다음에 뭘 해야 하지?' 란 질문을 던지고 걷다가 찾은 것이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였다. 그렇지, 지나간 시간은 두고 지금 감사하자. 또 노력하자'란 생각에 한 발을 내딛고 보니 그 순간을 잡고 싶었다. 그래서 걷다가 멈추고는 노트북을 켰다.
결심 또 결심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핸드폰이나 수첩 어디든 생각과 결심을 적어 놓고 다시 떠올리는 것
'그래, 이거야!' 후회할 시간에 감사하고 또다시 노력하면서 느슨해지는 나 자신에게 다시금 상기시키기 위해 느낌과 결심과 노력을 잡자